셰플러가 관중석으로 볼 날리고도 버디 잡은 비결[김세영의 골프룰 A to Z]
관중석으로 날아간 볼 찾지 못했지만
레프리와 캐디가 볼 떨어진 지점 목격
TIO 구제로 볼 들어간 지점서 드롭
오히려 유리한 지점서 플레이해 버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지난주 디 오픈 최종일 17번 홀(파5)에서 페어웨이우드로 티샷을 날렸다. 볼은 페어웨이에 안착하는 듯했지만 왼쪽으로 바운스가 되면서 러프로 굴러갔다. 앞에는 커다란 모래 언덕까지 버티고 있었다. 셰플러는 “도대체 왜?”라며 불규칙 바운스에 불만을 표시했다.
두 번째 샷 지점에 도착한 셰플러는 볼의 라이가 좋지 않았지만 드라이버를 꺼내 들었다. 딱 2홀 남은 상황에서 승부를 걸려고 한 것이다. 힘차게 휘둘렀지만 볼은 크게 휘면서 그린 왼쪽의 커다란 관람석 방향으로 날아갔다.
셰플러는 일단 프로비저널 볼을 친 뒤 원래의 볼이 떨어진 지점 쪽으로 갔다. 현지 해설진은 “홀까지 1마일이 남았다”며 험난한 길을 예고했다.
하지만 곧 반전이 일어났다. 경기위원이 셰플러에게 다가오더니 “볼이 관람석 왼쪽으로 갔다”고 말했다. 셰플러의 캐디도 볼이 관람석 쪽에 떨어지는 걸 목격했다. 관람석은 움직일 수 없는 임시 장해물이다. 일반적으로 TIO(Temporary Immovable Obstructions)로 표기한다. 경기위원은 “볼이 TIO를 표시하는 울타리를 넘어갔다. 그 안에 있는 것은 모두 TIO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로컬룰 모델 F-23에 따르면 플레이어의 볼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TIO에 정지한 것을 ‘알고 있거나 사실상 확실한’ 경우, 그 볼이 TIO 경계선을 마지막으로 넘은 지점을 가장 가까운 완전한 구제 지점으로 사용해 구제를 받을 수 있다. TIO에 포함되는 영역은 관람석 외에도 스코어보드, TV 타워, 간이화장실 등이 있다.
결국 셰플러는 볼을 찾지 못했지만 팬들이 밟아 러프가 평평하게 다져진 곳에 드롭할 수 있었다. 그린에서 약 100야드 떨어진 구제 구역에서 샷을 한 셰플러는 세 번째 샷을 핀 약 3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로 마무리했다.
셰플러는 두 번째 샷을 왼쪽으로 크게 실수했지만 규칙 덕분에 오히려 더 유리한 지점에서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처럼 골프 규칙을 잘 활용하면 이득을 볼 수도 있다.

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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