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상장 첫날 31% 급락…새내기株 82%는 공모가 하회 [코주부]

코스닥 시장에 신규 입성한 에이치엘지노믹스가 상장 첫날 30% 넘게 급락했다. 에이치엘지노믹스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4조 원이 넘는 청약 증거금을 모았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이 장기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서며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낮게 나타났다. 최근 3개월 동안 신규 상장한 기업 82%가량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치엘지노믹스는 공모가 2만 1500원 대비 31.21% 내린 1만 47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이치엘지노믹스는 개장 직후 공모가의 1.2배인 2만 5500원에 거래됐고 장 초반 4%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상승폭이 1~2%대로 줄어들다 약세 전환하면서 공모가 아래로 주가가 떨어졌다.
에이치엘지노믹스는 원료의약품(API)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IPO 과정에서는 일부 흥행에 성공했다. 이달 2~8일 실시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희망 공모가 밴드(범위, 1만 8500~2만 1500원) 중 상단에 투자자들이 몰렸다. 당시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98.5%가 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써냈기 때문에 공모가는 2만 1500원으로 확정됐다. 이후 일반청약에서도 667.23대 1의 경쟁률로 약 4조 6000억 원의 청약 증거금이 모였다.
하지만 기관들의 장기 투자 의사는 저조했다. 수요예측 참여 기관 중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신청 수량 기준 1.9%에 그쳤다. 전체 참여 수량 13억 7454만 9000주 중 98.1%인 13억 4830만 8000주는 의무보유 확약이 되지 않은 물량이었다. 장기 보유를 확약하지 않은 기관들이 첫날부터 보유 물량을 시장에 풀며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는 흔들리고 있다. 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사이 증시에 입성한 기업 11곳 중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기업은 코스모로보틱스(공모가 대비 등락률 138.50%)와 마키나락스(61.67%) 등 2곳에 불과하다. 피스피스스튜디오(-74.65%)·스트라드비젼(-73.88%) 등 나머지 9곳은 모두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기업들이 IPO 과정에서 주가수익비율(PER) 등에 기반한 적정 가치를 통상 25%가량 할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덕연 기자 grav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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