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광주경찰, 쭉 한 곳만 근무한 사람 804명… 장윤기에 도마 오른 '향찰' 유착

이상무 2026. 7. 25.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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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감 이하 4명 중 1명 '최장 지역 근속'
10년 이상 근속자, 전체 57.8% 차지
장윤기 부친·수사팀장 광주 장기 근무
채현일 "장기 근속이 유착으로 이어져"
경찰, 내년 상반기 순환인사 확대 추진
광주경찰청 전경. 연합뉴스

일정 권역 안에만 순환 배치하는 경찰 인사 제도의 결과로 한 지역에서 수십 년 근무한 경찰관이 지역별로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광주에서도 광주경찰청이 2007년 개청한 이후 19년간 광주청 소속으로만 근무한 경감 이하 경찰관은 800명 이상이었다. 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으로 도마에 오른 수사팀과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부친 간 유착 의혹에 이 같은 '동일 지역 장기 근속' 구조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찰청이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경찰관 근속 연수 현황'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광주청 소속 경감 이하 경찰관은 3,489명으로, 이 중 개청 기준 최장 근속 기간인 19년 인원이 804명(23%)으로 집계됐다. 4명 중 1명은 다른 시·도청으로 한 번도 전출되지 않고 광주청 관할에서만 근무했다는 뜻이다. 현행 경찰 인사운영 규칙상 총경급은 1년 단위로, 경정은 승진 시 순환인사를 하지만, 경감 이하 계급은 강제 교류 인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른 시·도청과 비교해도 광주청의 장기 근속자 수는 도드라진다. 같은 해 개청한 대전청은 19년 근속자가 705명으로 광주청보다 99명 적다. 한 경찰 관계자는 "광주청과 대전청은 도경찰청인 전남청과 충남청에서 각각 분리됐기 때문에 관할 구역이 좁고 일선 경찰서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도경찰청에 비해 근무 여건이 좋아 한번 전입하면 다른 지역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남청은 무안에 자리 잡고 있어 지역 경찰들이 그리 선호하는 곳이 아니다.

경북청은 최장 근속 기간이 34년으로, 해당 인원은 355명이다. 울산청도 최장 27년 근속자가 348명으로 적지 않다. 다만 1991년 개청한 서울·대구·인천·전남·경남청은 최장 36년 근속자가 각각 1명이었는데, 기간이 워낙 길어 정년퇴직자 등이 다수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서울·인천청 등은 수도권 경찰청과 인사교류가 활발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도경찰청 최장 지역 근속자 수 상위 6곳. 그래픽=이상무 기자·챗GPT

광주청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감 이하 경찰관은 2,018명으로 57.8%를 차지했다. 평균 지역 근속 연수는 11.1년으로 전국 평균 11.9년보다는 낮았지만, 광주청 역사가 19년밖에 안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 근속 비중이 꽤 높은 편이다. 경찰서 간 전보는 이뤄지지만 다른 지역과의 인사 교류는 제한적이었다는 의미다. 경찰서별 평균 근속 기간은 서부서 2.7년, 광산서 3.1년, 남부서 3.3년, 동부·북부서 각각 3.4년이었다.

장윤기 부친 장모 경감과 사건을 수사한 광산서 강력팀장 박모 경감도 한곳에서 장기 근무한 사례다. 장 경감은 1999년 경찰에 입문해 광주청 개청 뒤 줄곧 광주청에만 몸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30여 년 경찰 경력 대부분을 광주·전남에서 보낸 박 경감은 장윤기가 범행에 사용한 차량을 장 경감에게 넘기고, 강간 목적 살인 정황을 입증할 케이블타이를 은폐한 혐의로 구속됐다.

장윤기 사건이 발생한 이후 경찰 안팎에선 한 지역에서 오래 근무해 소위 '향찰(鄕察)'로 불리는 경찰관들의 연고지 유착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폐쇄적인 경찰 인사 제도가 조직 내부의 견제 기능을 약화시켰다는 자성의 목소리다. 실제 경찰청은 이 같은 여론을 감안,순환인사제 확대안을 마련한 뒤 내년 상반기 중 도입할 계획이다. 채현일 의원은 "장윤기 사건의 핵심은 같은 지역에 장기간 근무하며 형성된 유착 관계가 봐주기 수사로 이어졌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순환인사를 포함한 제도 개선 등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남병진 기자 sou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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