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국 엄마들 눈물의 첫 승…감독님은 보리밥집 알바 중

“내가 뭘 했다고. 우리 선수들이 다 알아서 한 거죠. 전 ‘방향’만 알려줘요.”
이 농구단, 이름하여 ‘포위드투 글로벌 마더스(ForWithTo Global Mothers·이하 마더스)’의 천 감독은 “기사에 지휘나 지시 같은 단어는 쓰지 말아달라”고 했다. “농구단 이름 그대로, 함께 하는 것”이란 이유에서다. 천 감독을 두 차례 만났다. 한 번은 훈련장인 용산구문화체육센터에서, 한 번은 일터인 서오릉의 ‘주막보리밥’에서다. 지난 21일 오후 3시. 천 감독은 음식을 마지막으로 나른 뒤 퇴근했다.
Q : 퇴근이 좀 이릅니다.
A : “직장이 아니라 알바죠. 우리 애들 햄버거 사주려고 돈을 모으는 겁니다.”
A : “제가 ‘글로벌 프렌즈’라고, 다문화 유소년 농구단도 맡고 있어요. 후원이 없어서, 애들 간식은 제가 챙겨줘야 해요. 최저임금 받으면서 4주째 일하고 있습니다. 사장님이 돈을 올려줄 때도 됐는데.”(웃음)

Q : ‘프렌즈’와는 다른 팀이군요.
A : “드림팀과 프렌즈는 활동 기간이 2010년대 초에 몇 년 겹쳤어요. 프렌즈 창단을 위해 서울 보광초등학교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비 내리던 날. 수업은 끝났는데, 다문화 아이는 흙장난 중이었다. “집에 왜 안 가니?” “집에 아무도 없어요” “왜 혼자 있니?” “….” 잠시 시간이 흘렀다. “아저씨랑 농구할래?” 천 감독은 당시 박은경 보광초 교감이 프렌즈 창단에 적극 찬성해서 놀랐단다. 후일 모델이 되는 한현민도 프렌즈에서 뛰었다. 후원이 들어왔다. 용산구청에서 문화체육센터 실내 코트를 쓰도록 해줬다. ‘마더스’는 다문화 아이들의 어머니들이 “우리도 농구하자”며 만든 팀이다. 미국의 포위드투 재단에서 후원한다.

Q : 소통이 어렵지 않나요.
A : “임주아나 김민주 같은 한국 선수들은 팀원을 연결해 주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훈련 뒤 음식점이나 카페에 가면 선수들이 당번을 정해 사장님과 메뉴, 가격 등을 소통합니다. 농구로 치면 1대1 맨투맨 디펜스죠.(웃음) 다문화 분들이 한국어에 서툴러서 소극적이기도 하는데, 그런 걸 극복하기 위함입니다.”
Q : 창단 이유가 소통 아니었습니까.
A : “맞습니다. 한국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운동만한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본능적으로 소통이 원활하게 됩니다. 경기는 이기면 당연히 기분이 좋은 거고, 어머니들이 기뻐하는 걸 보면 제가 좋습니다. 제가 종종 얘기해요. ‘여러분을 보고 있는 이주민과 다문화가정이 많다. 그들과, 한국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라고요. 그러면 우리 선수들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요. 사명감을 가진다는 뜻이에요. 사실 이게 첫 승보다 중요합니다. 자랑스러워요.”
Q : 어려운 점도 있을 텐데요.
A : “팀 명칭에도 있듯, 어머니들이 뜁니다. 아이들이나, 시부모님이 아프면 못 나옵니다. 가정 대소사가 있으면 못 나옵니다. 자신이 불편함이 있으면 못 나오는 거죠. 그걸 하나로 묶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그래도, 선수들이 나오면 힘들게 살면서도 얼마나 밝아지는지요. 저 얼굴들 좀 보세요.”
구슬땀 뒤로 묻어나오는 표정들. 힘들다면서도 웃는다. 웃으면서도 힘들단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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