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AI 훈련법까지 때린 美 “우리 핵심 기술 쏙쏙 훔쳐가”

김성민 기자 2026. 7. 25.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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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등이 쓴 증류 방식 학습
시간·비용 아끼며 성능 극대화
美정부, 추가 제재 가능성 시사
/챗GPT 생성

미국과 중국의 첨단 인공지능(AI) 경쟁이 AI 학습·훈련 방식 문제로 번졌다. 미 정부가 중국이 ‘증류’ 방식으로 미국 첨단 AI를 사실상 베꼈다며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증류는 앞서가는 고성능 AI 모델에 수백만 건의 질문을 던지고, 여기서 나온 답을 활용해 AI를 훈련시키는 방식이다. 경쟁 기업이 어렵게 구축한 AI 기술을 사실상 훔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마이클 크라치오스 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 시각)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중국) 문샷 AI가 자사 K3 모델 개발을 위해 앤스로픽의 페이블을 증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가 특정 중국 기업이 특정 미국 AI 모델을 베꼈다고 공개 지목한 첫 사례다. 그는 “미국 기술을 훔치기 위한 대규모, 은밀한 산업 증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이날 “문샷AI를 수출 통제 명단에 올리고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미국 지식재산권(IP)을 사냥터로 개방하는 것까지 허가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증류는 처음부터 대량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일반적인 AI 훈련 방식과 비교해 시간과 비용을 적게 들여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다. 작년 세계 테크 업계에 충격을 줬던 딥시크 ‘R1’도 증류 방식으로 학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미국 정부와 AI 업계는 중국 기업의 증류식 AI 모델 개발 기법에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중국 문샷 AI가 내놓은 키미 K3가 미 최고 성능 AI인 GPT-5.6과 페이블에 육박하는 성능을 내면서 본격적인 문제 제기가 시작됐다. 지난 2월 앤스로픽은 중국 딥시크·문샷 AI·미니맥스 3사가 약 2만4000개 위조 계정으로 클로드에 증류 공격을 시행했다고 밝혔고, 지난달엔 “알리바바가 역대 최대 규모의 증류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계와 AI 업계에선 이에 대한 제재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앤스로픽은 “적대적 증류는 산업 스파이 행위이며 적성국의 군사·정보 역량을 강화하는 행위”라며 중국 AI 사용 금지 등의 제재를 주장하고 있다. 오픈AI 역시 “중국 오픈소스 모델 확산이 국가 차원의 안전성 검증 체계를 더욱 시급하게 만들고 있다”며 비슷한 주장을 내놓고 있다.

반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오픈 모델은 훌륭하다”며 “미국 기업이 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스타트업 179곳은 최근 미 상무부에 서한을 보내 “외국 오픈소스 AI 모델 사용을 제한하지 말라”며 이미 중국 오픈소스 AI가 비용이 저렴하고 맞춤형 수정이 쉬워 필수 도구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로선 제재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이 많다. 오픈소스 방식의 중국 AI는 미국 기업이 내려받아 자체 모델로 가공하면 구별해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전 세계에서 가성비가 좋은 중국 AI 모델을 적극 활용하는 동안 미국 기업만 제재를 받아 AI 비용을 줄일 기회 자체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식 증류(Knowledge distillation)

성능이 좋은 대형 AI 모델에 수백만 건의 질문을 던져서 나온 답과 추론 확률값 등을 다른 AI 모델에 학습시키는 방법. 술을 증류해 불순물을 버리고 원액만 얻듯, 타 AI 모델의 정수(精髓)만 뽑아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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