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무혐의에도 복귀 막혀” 파면 징계받은 장군의 눈물

12·3 비상계엄 연루 의혹으로 지난 3월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군을 떠난 강동길 전 해군참모총장(예비역 대장)이 24일 서울행정법원에 국방부의 징계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종합특검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국방부가 ‘장관 직권 징계 취소’ 등의 명예 회복 조치를 하지 않자 자비를 들여 행정소송에 나선 것이다. 지난 2월 ‘파면’ 처분을 받은 이승오 전 합참 작전본부장도 현재 징계처분 취소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서는 “의혹만으로 징계를 했던 만큼, 안규백 국방장관이 ‘직권 취소’해 결자해지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킨 2024년 10월 당시 합참 작전본부를 이끌고 있었던 이 전 본부장은 그 일로 지난해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내란특검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북한을 자극해 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려고 평양 무인기 작전을 지시했다고 보면서도, 이 전 본부장은 그런 목적을 알지 못했고 작전에도 반대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법령 준수 의무와 성실 의무를 위반했다며 지난 2월 11일 이 전 본부장을 파면했다. 이재명 정부가 “내란은 발본색원해야 한다”며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출범시킨 ‘헌법 존중 정부 혁신 태스크포스(TF)’ 활동이 막바지에 이를 무렵이었다.
이틀 후에는 이재명 정부에서 대장 승진을 하고 해군참모총장이 된 강 전 총장도 직무배제됐다. 계엄 당시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이었던 그가 정진팔 당시 합참차장의 계엄사 구성 지원 요청을 받아 부하인 합참 계엄과장에게 전달한 것이 문제라는 취지였다. 강 전 총장은 지난해 8월 이미 국방부 감사관실에 계엄 당시 행적을 소명했지만, 3월 초 국방부는 그에게 성실 의무 위반을 적용해 정직 1개월 중징계를 내렸다.
2월 25일 출범한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도 당초 강 전 총장과 이 전 본부장에게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로 입건했지만, 이달 초 무혐의로 기소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이들에 대해 “처음부터 알았다면 입건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분들이 진짜 영웅이라고 봐야 되지 않겠냐. 정말 흠잡을 데 없이 각자의 지위에서 정말 열심히 했다”고 했다. 이 전 본부장은 평양 무인기 작전 등을 반대하다가 김용현 전 장관의 눈 밖에 났고, 이들과 안찬명 전 합참 작전부장 등이 계엄 당시 김명수 합참의장에게 위법성을 거듭 지적하며 계엄해제 건의를 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두 장군은 중징계로 이미 많은 것을 잃은 후였다. 군 소식통은 “강 전 총장은 직무배제 조치가 될 줄 모르고 해군본부로 출근했다가 부하들 앞에서 불명예스럽게 집무실을 나섰다”며 “해군에 단 한 명밖에 없는 4성 장군을 그토록 망신 줄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 전 본부장은 파면으로 명예 전역 수당을 한 푼도 받지 못했고, 연금도 절반가량 깎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합참 관계자는 “이승오 중장은 국방부 정문 앞 독신자 숙소에 머물며 자택 현관문 비밀번호도 까먹을 정도로 일만 한 사람인데 무혐의에도 복귀할 길이 막혀 있다”고 말했다. 중징계 처분을 받으면 전역 후 국방부의 취업 추천을 받을 수 없어 이들은 재취업에도 제한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징계를 직권 취소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징계와 형벌은 다른 제도이므로 수사 결과와는 별개로 징계 사유가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예비역 장성은 “국방장관의 징계 직권 취소는 무리한 징계를 받은 군인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의무”라며 “자비로 수천 만원씩 변호사 비용을 들여 행정소송을 하라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했다.
군 일각에서는 12·3 계엄 당시 계룡대에서 서울 국방부로 출발한 이른바 ‘계엄 버스’에 탑승했다가 전역한 장군 14명에 대한 징계도 무리했던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들은 소집 명령을 받고 버스에 탔다가 30분 만에 계룡대로 복귀했고, 아직 단 한 명도 기소되지 않았다. 2차 종합특검이 다시 수사를 하고 있지만 혐의가 뚜렷했다면 벌써 기소되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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