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장벽 다시 세웠더니…유럽 웃고 중국·브라질 울고
【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새로운 법적 근거를 앞세워 다시 구축한 관세 장벽에서 유럽이 예상 밖의 수혜자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브라질과 중국, 베트남 등은 실효 관세율이 높아지며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올해 초 미 연방대법원이 기존 상호관세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 개별 관세 체계로 전환하면서 국가별 희비가 엇갈렸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독립 무역감시기관 글로벌 트레이드 얼러트(Global Trade Alert) 분석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와 독일, 영국, 스페인의 대미 실효 관세율은 새 제도 시행 이후 소폭 하락했다. 반면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칠레, 콜롬비아는 실효 관세율이 0.5~1%p 상승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국가는 브라질이다. 이달 초 별도의 추가 관세를 부과받은 영향으로 브라질의 실효 관세율은 기존 11%에서 17.7%까지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관세는 1974년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발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강제노동 문제를 이유로 미국 교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60개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개별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는 연방대법원이 지난 2월 기존 상호관세의 법적 근거를 인정하지 않자 보다 안정적인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새로운 제도를 설계한 것이다.
무역 컨설팅업체 고이더의 조지 리델 대표는 "새 제도의 핵심은 소송을 국가별로 분리하는 데 있다"며 "한 국가가 법원에서 승소하더라도 다른 국가들의 관세까지 함께 무효가 되는 상황은 발생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새 제도는 기존 10% 글로벌 임시관세를 대체하지만 미국 전체 평균 실효 관세율은 10.8%로 이전과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연방대법원 판결 직전 기록했던 15.8%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유럽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진 배경에는 품목별 관세 구조 변화가 있다. 글로벌 트레이드 얼러트의 요하네스 프리츠 최고경영자(CEO)는 다이아몬드와 코르크 등 면세 품목 비중이 높은 데다 신발과 직물 의류, 니트 의류, 핸드백 등에 대한 관세 부담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새 제도에서는 EU에 적용되는 10% 관세가 다른 관세와 중복 부과되지 않아 추가적인 혜택을 얻게 됐다.
실제로 벨기에와 스페인, 이탈리아는 실효 관세율이 1~1.5%p 하락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EU는 이번 발표에 대해 비교적 신중한 환영 입장을 보였다. 새 관세율이 지난해 미국과 EU가 합의한 15% 상한선을 넘지 않았기 때문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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