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르디올라에게 거절당한 이탈리아, '경질 3회' 피를로 카드 꺼냈다… 2030 월드컵까지 장기 재건 맡기나
<베스트일레븐> 임정훈 기자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로 안드레아 피를로가 급부상했다.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거절당한 이탈리아가 '경질 3회'라는 불안 요소에도 피를로에게 재건 프로젝트를 맡기려는 분위기다.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24일(이하 한국 시간) "과르디올라가 예상대로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직을 거절했다. 이제 새로운 이탈리아 수뇌부는 피를로를 향해 곧장 움직일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새 기술 라인을 이끄는 인물은 파올로 말디니와 레오나르도다. 두 사람은 세리에 A 총회에서 차기 감독 조건에 대해 "우리와 축구 철학을 공유하는 세계 최고의 감독이 아니라면, 우리처럼 생각하고 우리의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이 발언이 사실상 피를로를 가리킨다고 해석했다.
안토니오 콘테나 로베르토 만치니처럼 경험 많고 개성이 강한 감독에게 새 수뇌부의 철학을 그대로 따르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반면 피를로는 비교적 젊고, 현대적인 축구를 지향하며, 말디니와 레오나르도의 조언을 수용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말디니는 피를로의 지도자 경력과 별개로 그의 축구적 시야와 비전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를로 본인도 이탈리아 대표팀 프로젝트에 강한 열의를 보이고 있는 듯하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과르디올라라는 변수가 사라진 만큼 협상 마무리는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오는 화요일 열리는 이탈리아축구협회(FIGC) 연방평의회가 공식 발표의 무대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계약 기간은 2030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까지가 유력하다. 말디니는 단순히 성인 대표팀 성적만이 아니라 12-13세 유소년 단계부터 시작해 8-10년에 걸쳐 이탈리아 축구를 다시 세우는 장기 재건 구상을 갖고 있다. 피를로의 연봉은 최대 150만 유로(약 25억 원)를 넘지 않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피를로의 지도자 경력에는 분명한 불안 요소가 있다. 그는 유벤투스 FC에서 코파 이탈리아와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를 들어 올렸지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탈락과 전술 정체성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튀르키예의 파티흐 카라귐뤼크와 이탈리아 2부 리그 UC 삼프도리아에서도 기복을 보였고, 지도자 커리어에서 세 차례 경질을 경험한 바 있다.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 2부 리그 유나이티드 FC를 이끌고 1부 승격에 성공하며 반등 계기를 만들었다. 피를로는 지금까지 감독으로 트로피 2개, 승격 1회, 경질 3회라는 굴곡진 이력을 남겼다. 화려한 선수 시절과 달리 지도자로는 아직 검증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셈이다.
그럼에도 이탈리아는 피를로에게 지휘봉을 건네려 하고 있다. 과르디올라에게 거절당한 뒤 꺼내든 카드는 경험 많은 명장이 아니라, 말디니와 레오나르도의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젊은 지도자다. 큰 이변이 없다면 피를로는 곧 '아주리 군단' 재건을 맡을 새 사령탑으로 공식 발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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