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미국 빅테크는 팹이 어디든 안정적 공급 중시…삼성·SK 메모리칩 장기계약”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순방을 계기로 “아주 의미 있는 숫자의 메모리칩 장기 계약이 한꺼번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 확대를 촉구한 것과 관련해선 “미 정부의 공식 요청은 없다”며 “서부에 있는 빅테크들 입장에서는 팹(반도체 생산공장)이 어디든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24일 로이터, 블룸버그 등 외신 등에 따르면 김 실장은 외신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실장은 “삼성과 SK·네이버 등 기업들이 그동안 논의했던 장기 계약들이 이번 계기로 한꺼번에 발표될 것 같다”며 “가장 큰 것은 메모리칩의 장기 계약이고 그다음에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쪽에도 투자 계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대규모 AIDC 구축 관련 글로벌 기업들로 수요처가 확정된 것이 나오고 메모리는 삼성과 SK하이닉스가 각각 새로 장기 계약을 하기로 했다(는 것이 발표될 것)”고 밝혔다. 김 실장은 또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 때 4700조를 보면서 다들 숫자가 너무 크다고 했는데, 이번에 기업들이 발표하는 숫자를 보면 ‘이게 사실이구나!’ (하며) 어떤 맥락에서 나온 숫자들인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한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AI 서밋 행사’에 참석한다. 서밋에선 국내 기업과 미국 빅테크 기업 간의 양해각서(MOU) 등 협약 체결도 진행된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발표할 ‘샌프란시스코 AI 선언’ 내용도 전했다. 그는 “대통령이 한 7분 내외 정도 연설을 간단히 하신다. 대한민국의 AI 정책 비전에 대해 말씀하실 것”이라며 “AI 혁명에 꼭 필요한 반도체를 어떤 경우라도 대한민국이 차질 없이 잘 공급하는 그런 나라가 되겠다, 우리가 수도권 클러스터 말고 호남 지역에 제2의 클러스터를 짓는 게 수급에 훨씬 유리하니 어떤 경우라도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내용)”고 말했다.
김 실장은 러트닉 장관의 발언을 두고선 “트럼프 대통령 또는 미국 상무부가 우리 쪽 카운터파트에 공식적으로 그렇게 (요청)한 건 없다”며 “미국은 늘 그런 식으로 이야기한다. 모든 나라가 다 반도체 공장을 자국 내에 건설하고 싶어하니까 그건 당연히 미국 상무장관은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트닉 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뉴욕주 클레이타운에 건설 중인 팹의 콘크리트 타설 기념식 현장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불러와 생산 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미국) 빅테크들은 (팹을) 한국에 짓느냐, 미국에 짓느냐보다 본인들 수요를 맞춰줄 수 있을 정도로 메모래 팹이 적기에 건설돼 적정한 물량을 대주고, 한국이든 어디든 안정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해주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러트닉 장관도 마이크론 행사에 가서 기자들이 물어보니까 그렇게 답변한 것”이라며 “(한국의 반도체 생산) 주문의 80~90%는 다 미국에서 온 거다. 그 주문에 부응하기 위한 게 한국의 팹 확장 플랜”이라고 말했다.
팹 확장 플랜은 정부가 추진 중인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미국 아닌 지역에 공급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공장을 한국에) 짓는 것이 아니고, 미국 빅테크의 폭발하는 수요와 연관된 투자 계획이어서 달리 볼 선택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 문제가) 정부와 업계·기업이 다 같이 상의하고, 또 정부 대 정부로 이야기하는 그런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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