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6억 빌려준다’…강남 아파트서 다시 등장한 ‘셀러 파이낸싱’

김주리 2026. 7. 2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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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금융권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에서 매도인이 매수자에게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이른바 ‘셀러 파이낸싱(Seller Financing)’ 거래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은행 대출만으로 잔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지자 매수·매도인이 별도의 금융 구조를 만들어 거래를 성사시키는 사례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22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자곡동 ‘강남자곡아이파크’ 전용면적 59㎡ 매물에는 최근 ‘집주인 대출 6억’이라는 문구가 함께 등장했다.

해당 매물은 지난달 29일 19억5000만원에 처음 등록됐으나 최근 호가가 20억원으로 조정됐다. 현재 규제 지역에서 20억원대 주택은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4억원 수준인 만큼, 나머지 6억원은 매도인이 빌려주고 이에 대한 이자를 받는 구조다.

이 경우 매수자는 자기자본 10억원과 금융권 대출, 매도인 차입금을 활용해 2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다.

셀러 파이낸싱은 매도인이 이자 수익을 얻고, 매수자는 부족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출 규제가 강화될 때마다 주목받아 왔다. 법적으로 금지된 거래 방식은 아니며, 잔금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활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현재 규제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차등 적용된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4억원, 25억원을 넘는 주택은 최대 2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최근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지자 셀러 파이낸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 같은 거래 방식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됐을 당시에도 고가 아파트 거래를 중심으로 확산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소유했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아파트 매각 과정에서도 셀러 파이낸싱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 14일 29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고, 이틀 뒤인 16일 소유권 이전 등기가 완료됐다. 매수인은 공동명의로 아파트를 매입했으며, 이달 말 예정된 재건축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 전에 등기를 마쳐 조합원 지위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등기부에는 매도인인 이 대통령 부부가 매수인을 상대로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 규모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셀러 파이낸싱 거래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분당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재건축 분양권 승계를 위한 절차적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업시행자 지정 이후 등기가 이뤄질 경우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지 못할 수 있어, 근저당권 설정을 통해 우선 등기를 마쳤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역시 근저당권 설정은 매수자의 사정에 따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자택 매매를 완료했으며, 매매는 시세보다 낮은 29억에 이뤄졌다”며 “1주택자로서 매각 의무는 없었지만 부동산 정상화 정책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근저당권 설정과 관련해서는 “매수자의 사정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셀러 파이낸싱과 같은 비전통적인 자금 조달 방식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는 개인 간 대출인 만큼 계약 조건과 상환 방식, 담보 설정 등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을 경우 향후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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