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AI서버 개발 시동…K반도체에 호재
초고속 추론시장 경쟁 불붙자
스타트업 '세레브라스'와 동맹
엔비디아 독주에 대항마 부상
서버용 CPU시장 급성장 전망
2030년 2000억달러 넘어설듯
삼성전자·하이닉스 수혜 기대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세레브라스와 손잡고 AI 추론 전용 서버를 공동 개발한다. 엔비디아가 지난해 말 그록의 추론 기술을 확보하며 초고속 추론 시장을 파고들자 AMD는 경쟁 기업과의 연합으로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제품 수주 확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어드밴싱 AI 2026'에서 세레브라스와 기술 협력을 발표했다. AMD의 랙(캐비닛) 단위 AI 시스템 '헬리오스'와 세레브라스의 '웨이퍼 스케일 엔진(WSE)'을 한 대의 서버처럼 연결해 AI 작업을 맡기는 방식이다. 세레브라스는 웨이퍼를 잘라 칩을 만드는 방식 대신 웨이퍼 한 장을 통째로 칩 하나로 만드는 회사로 칩 안에 메모리를 대량으로 넣을 수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AI가 답을 내놓는 과정은 두 단계로 나뉜다. 먼저 질문과 긴 문서를 통째로 읽어 이해하고 그다음 답을 한 단어씩 써내려간다. 읽는 단계는 계산 능력이, 쓰는 단계는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꺼내오느냐가 속도를 좌우한다. 두 회사는 계산에 강한 헬리오스에 '읽기'를, 칩 안에 메모리를 대량으로 붙인 WSE에 '쓰기'를 나눠 맡기면 토큰 처리량이 최대 5배 늘어난다고 밝혔다. 세레브라스는 자사 데이터센터에 헬리오스를 사들여 자체 장비와 함께 설치하기로 했다. 고객은 하반기부터 세레브라스가 운영하는 클라우드에 접속해 이 통합 시스템을 빌려 쓰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날 AMD는 AI 가속기 시장 전망도 대폭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수 CEO가 2028년 5000억달러로 제시했던 전망치를 2030년 1조4000억달러로 3배 가까이 높였다.
전망치를 올린 근거로는 AI 연산의 무게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넘어갔다는 점을 들었다. 수 CEO는 "올해 처음으로 전 세계가 모델을 학습시키는 것보다 실행하는 데 더 많은 AI 컴퓨팅을 쓰게 됐다"며 "올해 전 세계 AI 컴퓨팅 용량의 60%가 추론에 쓰일 것"으로 내다봤다. 매달 소비되는 토큰은 3경5000조개로 2년 만에 160배 늘었다는 설명이다.
추론 수요를 밀어 올리는 것은 AI 에이전트다. 수 CEO는 "초기 거대언어모델(LLM)은 질문에 답하는 데 그쳤지만 에이전트는 목표를 주면 문제를 풀 때까지 계속 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 연산을 처리할 그래픽처리장치(GPU)도 많이 필요하지만 모든 단계를 조율할 중앙처리장치(CPU)도 대량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서버용 CPU 시장 전망도 함께 올렸다. 현재 250억달러 수준인 이 시장이 2030년 2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AMD는 이 시장을 잡기 위해 고객 연합을 전면에 내세웠다. 앤트로픽은 최대 2GW 규모 헬리오스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오픈AI는 지난해 맺은 6GW 규모 파트너십에 따라 연말부터 헬리오스를 대규모로 배치한다고 밝혔다. 메타도 헬리오스 랙을 받아 최적화 작업에 들어갔다. 헬리오스는 인스팅트 MI455X GPU 72개와 차세대 에픽 CPU '베니스' 18개를 한 랙에 담은 제품으로 3분기 말 출하가 시작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AMD의 HBM4 탑재에 기대감을 품고 있다. MI455X는 GPU 1개당 총 432GB의 HBM4가 탑재되는데 288GB의 엔비디아 GPU '베라루빈'보다 훨씬 많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 서울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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