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만 믿었다간 큰일”…연 19% 대박 낸 퇴직연금 굴리기 비결 [배짱 편한 은퇴]

류영상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ifyouare@mk.co.kr) 2026. 7. 24. 17:2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적극 운용’ 상위 10%는 연 19% 잭팟
‘원리금 보장’ 하위 10%는 0.5% 불과
대구 중구시니어클럽이 마련한 노인 일자리 사업인 ‘GS25 편의점 시니어스토어’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대구 중구시니어클럽]
한국 직장인이 은퇴 후 손에 쥐는 ‘연금 봉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내는 보험료율이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그치다 보니, 공적연금이 노후 소득보장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퇴 전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의 비율을 뜻하는 ‘소득대체율’을 보면 실태는 더 극명하다. 한국 평균 소득 직장인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33.4%에 불과했다. 직전 조사보다 2.2%포인트 오르는 데 그치며, OECD 평균(43.0%)과의 격차를 끝내 줄이지 못했다.

공적연금이 제 역할을 못 하면서 한국의 노인들은 은퇴 후에도 생계 전선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 노인가구의 소득 구조를 들여다보면 국민연금 등 공적 이전소득 비율은 29.1%에 그친다.

반면 전체 소득의 절반에 달하는 49.9%를 직접 몸으로 뛰어 버는 ‘근로소득’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는 소득의 절반 이상(55.9%)을 공적연금에 기대고 근로소득 비중은 27.0%에 머무는 OECD 회원국 평균과 완전히 거꾸로 간다. 은퇴가 ‘쉬어가는 삶’이 아닌 ‘노동의 연장’이 되어버린 한국 노후의 씁쓸한 초상이다.

부실한 공적연금의 여파는 혹독하다.

한국 노인의 소득 빈곤율은 39.7%로, OECD 평균(14.8%)의 두 배를 껑충 뛰어넘으며 회원국 중 압도적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고령화의 그늘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짙어진다. 76세 이상 노인의 빈곤율은 54.0%에 달해 둘 중 한 명 이상이 빈곤선 아래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 노인의 빈곤율이 45.0%로, 남성보다 경제적 곤궁이 한층 심각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뿐 아니라 족쇄에 묶여 있는 퇴직연금 규제 완화와 활용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퇴직연금은 국민연금(1층), 개인연금(3층)과 함께 다층 노후 보장 체계를 떠받치는 핵심 2층 축이다.

예금보다 못한 퇴직연금 ‘수두룩’
퇴직연금 적립금이 지난해 말 5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전체 평균 수익률(6.5%) 역시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그러나 화려한 겉보기 성적표 뒤 그늘은 짙다. 가입자의 절반은 물가상승률 턱밑인 2%대 수익률에 갇혔고, 하위 10%는 시중은행 예금 금리조차 밑도는 0.5%의 비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 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1%(69조 7000억원) 불어났다. 2024년 400조원을 넘어선 지 1년 만에 500조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형별로는 확정급여(DB)형이 228조 9000억원(45.7%)으로 여전히 가장 큰 덩치를 차지했다. 이어 확정기여(DC)형 및 기업형 IRP가 141조 6000억원(28.2%), 개인형 IRP가 130조 9000억원(26.1%) 순이었다.

눈여겨볼 대목은 가입자가 직접 자금을 굴리는 DC형과 개인형 IRP의 합산 비중(54.3%)이 과반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회사가 쥐고 있던 퇴직연금의 주도권이 개인에게 이동하면서,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찾아 뭉칫돈이 움직이는 ‘퇴직연금 머니무브’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DB형은 회사가 연금 운용 책임을 지고 은퇴 시 받을 퇴직금액도 미리 정해지는 구조다. 반면 DC형은 가입자인 근로자가 직접 운용 상품을 선택하며, 그 성과에 따라 손에 쥐는 퇴직금이 달라진다.

개인형 IRP는 퇴직금은 물론 개인 사비를 추가로 적립해 직접 굴릴 수 있도록 만든 개인용 퇴직연금 계좌다. 연금의 주도권이 회사에서 개인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곧, 노후 자산의 성패가 가입자 본인의 운용 전략과 손끝에 달렸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6.47%로, 2005년 제도 도입 이래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 호황에 힘입어 껑충 뛴 국민연금(19.9%)이나 해외 연기금의 성과와 비교하면 여전히 한참을 밑도는 수준이다.

수익률의 향방을 가른 결정적 승부처는 ‘투자 방식’이었다. 펀드나 ETF 등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의 수익률은 16.80%에 달해, 예·적금 위주의 원리금보장형(3.09%)을 5배 이상 압도했다.

[김형규 디자이너]
실제로 상위 10%(수익률 19.5%) 가입자는 적립금의 84%를 실적배당형에 담아 운용 수익을 극대화했다. 반면 하위 10%(수익률 0.5%)는 74%를 원리금보장형에 방치하다시피 하면서, 노후 자산을 사실상 제자리걸음시키는 데 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퇴직연금 수익률의 희비를 가른 결정적 요인은 결국 ‘운용 방식’의 차이”라며 “수익률 상위 10% 가입자는 적립금의 84%(DC·IRP 합산)를 실적배당형 상품에 실어 수익을 극대화한 반면, 하위 10%는 74%를 원리금보장형에 묶어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사 전문은 매일경제신문의 프리미엄 재테크 콘텐츠 플랫폼 매경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매경플러스’를 검색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아래 QR코드를 찍으면 연결됩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