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도 안 넣었는데"…'아아'만 마셔도 혈당 치솟는다면 [닥터톡]

김희선 2026. 7. 2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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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리 없는 블랙커피 마시고 혈당 오르는 이유는
카페인이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솔' 자극하기 때문
인슐린 민감도 낮을 경우 혈당 높게 측정될 수 있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일명 '아아'로 불리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직장인들의 필수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페인 충전'이 가능한데다가 칼로리가 낮고 당분도 거의 없어 음료로 즐겨 마시기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블랙커피를 마시고도 혈당이 오를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설탕 안 넣고 '아아'만 먹는데 왜 혈당이?"

유튜브 '안철우의 호르몬TV'를 운영하는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설탕이나 시럽을 넣지 않은 블랙커피라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혈당을 올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 교수는 지난 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안철우의 호르몬TV'에 '아아만 먹었는데 혈당이 오르는 이유'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시하고 이같이 말했다.

안 교수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설탕 커피 없이 아아만 먹는데 왜 혈당이 오르냐'는 질문을 하신다"라며 "블랙커피를 마시고 혈당이 오른다고 해서 커피 안에 당분이 많이 들어있다는 뜻은 아니다. 커피 속 당분보다는 카페인에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봐야 한다"고 했다.

"열량 때문 아냐"… 카페인이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솔 자극

핵심은 카페인이 우리 몸의 호르몬을 자극하는 방식에 있다. 카페인이 몸에 들어오면 우리 몸은 긴장 상태에 돌입하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과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한다. 코티솔이 증가하면 인체는 에너지가 필요한 비상 상황으로 인식해 간에 저장되어 있던 포도당을 혈액 속으로 꺼내 쓴다. 단 음식을 먹지 않았는데도 혈액 속 포도당이 늘어나는 이유다.

또 하나의 원인은 인슐린 민감도다. 정상적인 몸은 코티솔이 올라가도 인슐린이 제 기능을 다해 혈당을 다시 낮추지만, 인슐린 민감도가 낮은 사람들은 이 밸런스가 무너진다. 안 교수는 22일 파이낸셜뉴스에 "인슐린 민감도가 낮다는 것은 인슐린의 힘이 약해져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즉,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속도를 둔하게 만들어 포도당이 혈액 내에 오래 머물게 되면서 혈당이 높게 측정된다는 것. 안 교수는 "혈당을 올리는 코티솔 호르몬과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호르몬 사이의 균형이 깨지면서, 똑같이 커피를 마셔도 인슐린 민감도가 낮은 사람일수록 혈당이 훨씬 더 잘 올라간다"며 "평소 혈당 검사에서 '정상'이 나왔더라도 인슐린 민감도는 이미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오후 늦게 마시는 커피'는 다음 날 공복혈당까지 망치는 기전

커피를 마시는 시간대 역시 혈당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침 공복 상태에서는 인체가 잠에서 깨며 코티솔 수치가 자연스럽게 높아지는데, 이때 카페인이 들어가면 각성 반응과 함께 혈당이 더 급격히 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후나 저녁 시간에 마시는 커피의 경우, 다음 날 아침 공복혈당까지 연쇄적으로 악화시킨다.
/사진=유튜브 '안철우의 호르몬TV' 갈무리

안 교수는 수면과 혈당의 핵심 연결고리로 멜라토닌을 짚었다. "카페인 때문에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한다"며 "멜라토닌은 밤사이 공복혈당을 안정적으로 떨어뜨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호르몬이 줄어들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한 다음 날 아침 공복혈당이 상승하게 된다"고 밝혔다.
"디카페인은 안전한가요?" 커피의 오해와 진실

많은 사람들이 디카페인 커피를 '카페인 없는 커피'로 생각하지만, 디카페인 역시 소량의 카페인은 남아 있을 수 있다. 또한 커피에 무엇을 넣어 마시는지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안 교수는 "디카페인이라도 우유, 시럽, 파우더 등을 첨가하면 포함된 유당과 탄수화물이 직접적으로 혈당을 올리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샷 추가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샷이 늘면 카페인 함량도 비례해서 늘어나기 때문에, 체내 카페인 농도가 높아질수록 코티솔 자극과 인슐린 민감도 방해 작용이 더 커지게 된다. 따라서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은 샷 수를 줄이거나 작은 컵(스몰·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안 교수는 "운동 전 커피를 마시면 혈당에 좋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조심해서 봐야 하는 이야기"라며 "카페인은 운동 수행능력이나 각성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공복에 진한 커피를 마시고 바로 고강도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해져 오히려 혈당이 올라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혈당 지키며 커피 즐기는 '5가지 습관'

안 교수는 혈당 변동성을 줄이면서 건강하게 커피를 마시기 위해 다음 5가지를 실천할 것을 권장했다.

첫째는 가급적 공복에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이다. 아침 기상 직후에는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커피는 식사 후에 마신다. 또 첨가물 없이 무가당·블랙커피를 마시도록 한다. 시럽, 설탕, 연유 등 첨가물은 강력한 혈당 스파이크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샷 수와 용량 줄임으로써 하루 카페인 총섭취량을 줄여 호르몬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후 늦은 시간에는 커피를 자제하고, 밤 사이 멜라토닌 분비와 숙면을 보장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커피 섭취 전과 1~2시간 후 혈당을 측정해 내 몸이 카페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직접 확인한다. 사람마다 간 효소(CYP1A2)의 카페인 분해 능력과 아데노신 수용체 민감도가 다른 만큼, 카페인 민감도 자가 테스트 등을 통해 자신의 민감도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성인의 하루 카페인 권고 상한선은 400mg 이하이지만, 민감한 사람은 작은 양에도 호르몬 변화와 혈당 변동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카페인 민감도 자가 테스트 /사진=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AI생성 이미지 -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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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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