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우디 핵협정에 이스라엘 수교 연계…"논의된 적 없어"
美 의회 심사 앞두고 친이스라엘 진영 반발 의식한 듯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민간 핵 협정이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조건으로 한다고 주장하자 미국과 사우디 외교가에서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동 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는 24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미국 전현직 관료들을 인용해 작년 11월부터 본격화한 트럼프 행정부와 사우디의 민간 핵협정 협상 과정에서 사우디의 이스라엘 국가 인정 문제는 언급된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관계 정상화가 조건으로 제시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과 사우디의 민간 원자력 협정 서명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협정 승인은 사우디의 아브라함 협정(아랍국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가입을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최종 결정권자는 항상 대통령"이라며 "사우디가 아브라함 협정에 합류하지 않으면 협정은 무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아브라함 협정이 핵 협정의 조건이라는 점을 논의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MME는 핵 협정 서명에 앞서 양국 정상과 외교장관이 통화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갑자기 협정 조건을 내세우자 미국과 사우디 당국자들 모두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브라함 협정을 핵심 중동 전략으로 삼아 아랍국들에 가입을 압박해 왔다. 현재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수단이 이 협정에 합류했다.
중동의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하려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문제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5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종전 이후 아랍국들에 아브라함 협정 가입을 의무화하겠다고 주장하자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아브라함 협정 가입 문제를 앞세워 사우디 핵 협정에 따른 중동 내 핵 확산 우려로부터 관심을 돌리고 미 의회 심사 과정에서 있을 반대 의견을 잠재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란다 슬림 중동 담당 국장은 "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런 조건을 넣으라고 요구했을지 의문"이라며 친이스라엘 진영의 거센 반발이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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