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400억 필요해진 최태원…SK㈜ 지분 매각 검토할까

조성흠 2026. 7. 2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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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배당금·주식담보대출 합쳐도 자금조달 여부 불투명
주가급등 덕 매각규모 줄어들 수도…"경영권 영향 제한적"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액이 9천440억원으로 정해지면서 SK그룹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거액의 분할액 마련을 위해 대출이나 보유 현금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겠지만, 필요시 그룹 지주사인 SK㈜ 지분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최근 SK그룹의 주가 급등에 따라 매각해야 할 지분이 많지는 않아 경영권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법원 "최태원, 노소영에 재산분할금 9천440억원 지급" (서울=연합뉴스) 24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9천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사진은 지난달 15일 2차 조정 기일에 출석하는 최 회장과 노 관장. 2026.7.24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24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번 판결 이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내부적으로는 예상보다 커진 분할액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재계 안팎에서는 1심에서 665억원으로 정해졌다 2심에서 20배가 넘는 1조3천808억원으로 정해진 재산분할액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데 따라 상당 폭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없지 않았다.

대법원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최 회장 보유 SK㈜ 지분의 종잣돈이 됐다고 본 2심 판단에 대해 "300억원이 지원됐더라도 불법 원인 급여"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법원이 1심보다 2심에 훨씬 가까운 9천400억원대로 분할액을 정하면서 최 회장 보유 SK㈜ 지분의 변동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에선 최 회장이 지분 매각에 앞서 보유 자금으로 현금 9천440억원을 조달하려 하겠지만 실제 이행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이 2025년 결산에서 SK㈜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1천38억원으로 추정된다.

또한 SK㈜ 공시에 따르면 최 회장이 보유한 SK㈜ 1천297만주 중 약 21%인 272만8천995주가 담보로 설정돼 있고, 최 회장은 이들 주식을 담보로 4천400억원에 가까운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연간 배당금과 주식 담보 대출만으로 9천억원대 분할액 조달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최 회장이 SK㈜ 지분을 일부 매각해 분할액을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현재 SK㈜ 시가총액은 약 46조원이고, 이 중 최 회장의 지분은 약 8조2천억원 규모다.

최 회장이 본인 지분의 약 5%인 4천100억원 규모 지분을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나머지 약 5천300억원을 배당금을 비롯한 보유 현금과 주식 담보 대출 등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성립된다.

[그래픽] 최태원-노소영 이혼·재산분할 재판 결과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최태원(65) SK그룹 회장이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9천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24일 오후 2시 열린 두 사람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기일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circlemin@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인스타그램 @yonhapgraphics

다만, 최 회장이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큰 틀에서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분할액이 1조4천억원에 육박했던 2024년 5월 2심 당시 SK㈜ 주가가 17만원 수준이었던 데 비해 현재 주가는 4배에 육박한다.

반면 분할액은 9천440억원으로 줄어든 만큼 지분 매각에 따른 부담은 훨씬 줄어들었다.

이번에 최 회장이 SK㈜ 지분 4천100억원 규모를 매각하더라도 지분율은 기존 17.9%에서 약 1%포인트 줄어드는 수준이다.

현재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 회장 측 SK㈜ 지분도 30% 정도로 추산된다.

통상적으로 안정적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율이 35% 선으로 받아들여지는 데 비해서는 낮지만, 여전히 30% 안팎이면 당장 경영권을 위협받을 상황은 아닌 것으로 재계는 풀이했다.

다만, 2003년 외국계 운용사 소버린의 공격으로 경영권 위기를 겪은 것을 고려하면 최 회장도 보유 현금과 자산을 우선 동원하고, 가급적 지분 매각 규모를 줄이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의 오일선 소장은 "1심과 2심 때 최 회장의 SK㈜ 지분 가치가 2조~3조원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8조원을 넘을 정도로 주식 가치가 상당히 올랐다"며 "지난 10년간 배당금이 7천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만큼 주식 일부만 처분해도 될 것으로 보여 지배구조의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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