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빨리 끝내고 도박장 가고 싶었다"…임창용, 눈물의 참회 "첫 끗발에 속아, 내 스스로가 너무 한심해"

고재완 2026. 7. 2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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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캡처=유튜브채널 '창용불패'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한때 한국과 일본, 미국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호령하며 '뱀직구'로 시대를 풍미했던 야구 레전드 임창용(50)이 카메라 앞에 섰다.

임창용은 2019년 12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지인으로부터 카지노 도박자금 명목으로 약 80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당초 그는 총 1억50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았지만, 재판 과정에서 이 가운데 7000만원을 변제한 사실이 반영되면서 공소 내용이 변경됐다.

이후 광주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일수)는 23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임창용의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임창용이 범행을 모두 인정했고, 피해 회복을 위해 4000만원을 추가로 형사공탁한 점, 피해자 역시 해당 금액이 도박자금이라는 사실을 알고 돈을 빌려준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법원의 판결과 거듭된 논란 끝에 고개를 숙인 그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도박의 폐해를 고백하며 후배들과 국민을 향해 눈물 어린 참회의 메시지를 전했다.

임창용은 2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창용불패'를 통해 '"절대 도박하지 맙시다"… 뱀직구 임창용의 눈물의 참회'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이 영상에서 도박에 빠져들었던 계기와 이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된 지난 7~8년의 세월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이날 영상에서 임창용은 자신이 도박이라는 늪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된 순간을 돌이켜보며, 초보자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첫 끗발의 환상'이 인생 파탄의 시작이었다고 고백했다.

"처음에는 도박할 줄도 몰랐습니다. 그저 여행 경비 정도로 조금만 해보자고 시작했는데, 돈을 자꾸 따는 겁니다. 첫날도 따고, 그다음 날도 딴 돈으로 조금 더 했는데 또 땄습니다. 만약 그때 돈을 잃었으면 '이건 내 길이 아니다' 하고 털어버렸을 텐데, 쉽게 돈을 버니까 거기에 재미를 느껴버렸습니다. 내년 시즌이 끝나면 또 놀러 와야겠다는 생각이 세팅되어 버린 거죠."

마운드 위에서 삼진을 잡고 세이브를 올릴 때 느끼던 도파민보다, 도박장에서 터지는 순간의 도파민이 최고치에 달하면서 무서운 중독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선수 시절에도 시즌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고, 또 한 번 그 기분을 느껴보고 싶었다"라며 당시의심경을 숨김없이 밝혔다.

사진캡처=유튜브채널 '창용불패'
사진캡처=유튜브채널 '창용불패'

통산 258세이브, 한·미·일 통산 386세이브라는 찬란한 업적을 남겼지만, 도박과 각종 법적 논란은 그의 은퇴 후 삶을 완전히 붕괴시켰다.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사기 혐의 등 법의 철퇴를 맞으면서 그가 쌓아 올린 야구 영웅으로서의 명예는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

임창용은 "야구장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잘했다고 자부하지만, 사생활에서의 실수 하나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라며 "야구장이든 현장이든 팬들이나 선후배들 앞에 솔직히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은퇴하고 나면 당연히 야구 쪽에서 할 일이 있을 거라고 자신했는데, 그 짧은 순간을 못 버텨낸 결과 지금은 아무것도 못 하고 막혀있다. 제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다"라며 자책의 눈물을 흘렸다.

임창용이 인터뷰 내내 가장 강조한 것은 후배 선수들과 국민을 향한 '도박 근절' 메시지였다. 승부욕이 강한 스포츠 선수일수록 승부의 짜릿함 때문에 도박의 유혹에 더 쉽게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도박은 마약과 같습니다. 그 맛을 알기 때문에 또 생각나고 중독되는 겁니다. 자제력이 정말 강한 사람이 아니라면 아예 처음부터 그 맛을 모르는 게 낫습니다. 후배들이나 공인이라면 도박장이 있는 곳은 아예 피해 다니고 손도 대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어 그는 "긴 시간 동안 정말 많이 반성했고, 앞으로는 절대로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가 잘못했던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앞으로 내가 가진 지식을 동원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숙하고 노력하며 살겠다"고 최종 참회 인사를 전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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