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피크아웃’ 사그라지자 돌아온 외인

홍태화 2026. 7. 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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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들어 순매도에서 순매수 전환 뚜렷
구글 실적 발표 전후 이틀새 5조 순매수
환율안정도 외국인 투자심리 회복에 한몫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수급 개선 기대

최근 거센 순매도로 국내 증시 급락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세를 멈추고 코스피 투자를 재개할지 여부에 투자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환경은 우호적이다.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를 키웠던 미국 빅테크의 투자 지속 여부가 다시 확인된 데다 원/달러 환율도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두 가지 악재인 ‘AI 투자 피크아웃 우려’와 ‘고환율’이 동시 완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심리 회복과 증권가가 내다보는 3분기 코스피 바등 시나리오에도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20일부터 23일까지 4거래일 연속 ‘사자’를 이어가며 코스피 시장에서 6조2000억원가량을 대거 순매수했다. 다만 이날 장 초반엔 중동 불확실성 등으로 외국인은 오전 9시20분 기준 외국인은 420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미국 알파벳(구글) 실적 발표를 전후해 매수 강도가 크게 확대됐다. 22일 약 2조6000억원, 23일 약 2조2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이틀 동안에만 5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국내 증시에 투입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20조원 가까운 물량을 쏟아내며 ‘셀 코리아’에 나섰던 것과는 분위기가 정반대이다.

외국인의 수급 변화는 최근 몇 주간 이어진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6월 말부터 7월 첫째 주까지 약 20조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둘째 주 들어 순매도 규모를 4조원 수준으로 줄였고, 셋째 주에는 2000억원가량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어 이번 주에는 하루 수조원 규모 매수세를 이어가며 본격적인 복귀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외국인 투자심리 회복을 이끈 가장 큰 배경은 AI 투자에 대한 우려 완화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속도가 둔화할 때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함께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반도체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알파벳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클라우드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데 이어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대규모 자본지출(Capex)에도 클라우드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까지 확인되면서 시장에서는 ‘AI 투자 피크아웃’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알파벳의 호실적과 자본지출 가이던스 상향은 AI 투자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며 “7월 반도체 급락은 수요 붕괴보다 레버리지 청산 성격이 강했음을 재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전날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3000억원가량, 삼성전자를 약 350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각각 순매수 1·2위에 올렸다. 외국인 전체 순매수 금액의 절반 정도가 두 종목에 집중됐다.

외국인 수급을 압박했던 환율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 최근 환율은 기준금리 인상 기대 등을 일부 반영하며 1500원대를 웃돌던 수준에서 1400원대로 내려왔다. 환율이 하락 안정세로 돌아설 경우 외국인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뿐 아니라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하단이 상당 부분 확인된 만큼 향후 외국인 수급이 3분기 반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주 예정된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등 다른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과 AI 투자 계획,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등이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재원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갈등에도 압도적으로 싼 밸류에이션 구간 진입 이후 외국인 유의미한 규모의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다”며 “7월 시장 반등의 동력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물가지표(금리 인상 확률 진정)와 하이퍼스케일러의 실적 및 Capex 가이던스 모두 무사히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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