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스페이스X에 공매도 22조 ‘잭팟’…전쟁 선포한 머스크 [투자360]
공매도 평가익 일주일 새 87억달러→155억달러
8월 9억주 보호예수 해제…머스크는 공개 경고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로이터]](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4/ned/20260724082910649xxnd.jpg)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 주가가 상장 직후 기록한 고점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22조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거뒀다. 머스크가 공매도 세력에 공개 경고장을 날렸지만 약세 베팅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다음 달부터 1000억달러가 넘는 내부자 보유 주식의 매각 제한까지 풀릴 예정이어서 주가 변동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금융정보 분석업체 오텍스 테크놀로지스 자료를 인용해 스페이스X 공매도 투자자들의 평가이익이 155억달러(약 22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12일 공모가 135달러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후 상장 3거래일째인 지난달 16일 장중 225.64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했다. 23일 종가는 118.25달러로 장중 최고가보다 47.6% 떨어졌고 공모가도 12.4% 밑돌았다.
주가 하락과 함께 공매도 투자자들의 평가이익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 16일 로이터가 보도한 오텍스 추산 평가이익은 87억달러였다. 일주일 만에 68억달러, 약 78% 증가한 것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일주일 사이 평가이익이 약 10조원 늘어난 셈이다.
공매도 대기 물량으로 볼 수 있는 대차 주식도 증가했다. 오텍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스페이스X 유동주식의 약 49%가 대차된 상태였지만 21일 기준으로는 약 3억6000만주, 유동주식의 56%까지 높아졌다.
피터 힐러버그 오텍스 공동창업자는 “스페이스X 공매도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며 “오히려 약세 베팅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높은 기업가치와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부담이 주가를 압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 주가 약세에는 차입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AI 투자를 확대하는 데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일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상장 직후 제한된 유통 물량을 기반으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앞으로는 오히려 잠재 매물이 빠르게 늘어난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음 달 6일 내부자 보유 주식 9억1150만주의 보호예수가 종료된다.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1000억달러가 넘는 규모다. 보호예수 해제가 곧바로 해당 주식의 매도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물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후 추가 물량의 보호예수가 순차적으로 풀리면 오는 12월 초까지 유통 가능 주식은 현재 약 6억3900만주에서 53억3000만주로 8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공매도 투자자 입장에서도 주식을 빌릴 수 있는 물량이 늘어나면서 추가 베팅 여지가 커질 수 있다.
스페이스X 주가 하락의 충격은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확산하고 있다.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상장 15거래일 만인 지난 7일 나스닥100지수에 조기 편입됐다. 이에 따라 자산 규모가 4500억달러를 넘는 인베스코 QQQ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나스닥100 추종 자금이 주가 160달러 안팎에서 스페이스X 주식을 매입했다. 이후 주가는 20% 넘게 하락했다.
다만 공매도 잔고가 급격히 늘어난 만큼 주가가 반등할 경우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되사는 ‘숏스퀴즈’가 발생해 상승 폭이 증폭될 가능성도 있다. 유통주식이 제한된 상태에서 개인과 기관의 관심이 여전히 높은 점도 공매도 투자자에게는 위험 요인이다.
월가의 전망 역시 공매도 투자자들의 베팅과는 온도 차가 크다. 금융정보업체 비저블 알파가 집계한 스페이스X 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 10명 가운데 9명이 매수 의견이며 목표주가 중간값은 235달러다.
머스크도 공매도 세력에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그는 지난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 “스페이스X에 대해 상당한 규모의 공매도 포지션을 장기간 유지하는 기업들의 생존 확률은 매우 낮다”고 적었다.
머스크가 공매도 세력과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8년 테슬라의 비상장 전환을 추진한다며 “자금이 확보됐다”고 밝혀 주가 급등을 촉발했다. 해당 발언으로 머스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합의하고 벌금 2000만달러를 부담했으며 테슬라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났다.
2020년에는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수백억달러의 손실을 보자 공매도를 뜻하는 ‘쇼트(short)’와 반바지를 뜻하는 ‘쇼츠(shorts)’를 결합한 말장난이 담긴 붉은색 반바지를 판매하며 공매도 세력을 조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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