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돌파에 기술주 ‘와르르’…테슬라 14%·알파벳 7% 급락 [투자360]

김유진 2026. 7. 2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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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부담에…테슬라 14.5%·알파벳 6.8% 급락
고용 호조·인플레 우려…美국채 10년물 4.7% 돌파
브렌트유 두 달 만에 100달러 돌파…WTI 6.2%↑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게티이미지·AFP]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된 데다,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부담까지 겹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6.93포인트(0.97%) 내린 5만1711.6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0.66포인트(1.21%) 하락한 7408.3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553.21포인트(2.15%) 급락한 2만5137.69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시장을 흔든 것은 국제유가 급등이었다.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7.04% 오른 배럴당 100.69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두 달 만에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6.17% 상승한 배럴당 92.19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지난 5월 22일 이후, WTI는 6월 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 원유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의 통항 차질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홍해를 운항하던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까지 공격받으면서 원유 공급 불안이 커졌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해 홍해 봉쇄를 선언한 데 이어 전날 발생한 사우디 유조선 2척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홍해의 바브알만데브해협은 호르무즈해협과 함께 걸프 지역의 핵심 원유 수송로로 꼽힌다.

미국은 12일 연속 이란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을 상대로 한 대규모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를 자극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도 뛰었다.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4bp(1bp=0.01%포인트) 오른 4.70%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가 4.7%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6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점도 금리 상승 압력을 키웠다. 견조한 고용시장이 재확인되면서 연준이 경기 둔화보다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두고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반영한 연말까지 기준금리 25bp 인상 확률은 전날 34.0%에서 32.4%로 낮아졌다. 반면 50bp 인상 확률은 38.2%로 반영됐으며, 75bp 인상 확률은 16.4%에서 18.1%로 높아졌다.

로스 메이필드 베어드 투자전략가는 “시장에는 2년물 국채 금리가 더욱 중요할 것”이라며 “이란 분쟁은 유가뿐 아니라 국채 수익률 곡선 전반에 압력을 가한다는 점에서 무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2분기 매출과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가 시장 기대를 웃돌았지만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1800억~1900억달러에서 1950억~2050억달러로 상향하면서 AI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알파벳 주가는 6.8% 급락했다.

테슬라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을 발표했지만 2년 만에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운데 AI 관련 투자 부담까지 부각되면서 14.52% 떨어졌다.

막대한 AI 자본지출에 대한 경계심은 기술주 전반으로 번졌다. 알파벳과 마찬가지로 AI 투자에 집중하는 아마존과 메타는 4% 안팎 하락했고, 애플과 엔비디아도 1%대 약세를 보였다.

반면 AI 설비투자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일부 반도체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0.54% 하락하는 데 그쳤고,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각각 3% 안팎 상승했다.

대니얼 스켈리 모건스탠리 전략가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나타난 유가 급등과 매그니피센트7(M7)의 설비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AI 기업들이 지속적인 상승 동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2.06포인트(12.38%) 오른 18.70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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