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교육 강화’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부작용 해결? 온라인 강의 직접 들어보니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2026. 7. 2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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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다 틀려도 수료 가능, 원론적 내용도… 전문가 “레버리지 배수 낮출 필요”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 상품 거래 사전 교육’ 온라인 강의에서 테슬라 상장지수펀드(ETF) 손실 사례를 설명하는 대목(왼쪽)과 해당 강의의 퀴즈 문항. 금융투자교육원 홈페이지 캡처 · 금융투자교육원 홈페이지 캡처 
"A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2배 레버리지 상품을 1만 원에 매수했다. A 주식이 이틀 연속 하한가(일 최대 -30%)를 기록한 경우 레버리지 상품의 가격은?"

기자가 직접 수강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 상품 거래 사전 교육' 인터넷 강의에서 나온 퀴즈 가운데 하나다. 정답은 '1600원'. 계산 방법은 이렇다. 1만 원을 투자한 2배 레버리지 상품이 첫날 하한가를 기록하면 수익률 -60%로 가격은 4000원이 된다. 이튿날 또 하한가를 맞으면 수익률이 재차 -60%를 기록해 가격이 1600원으로 떨어진다. 퀴즈 지문이기는 하지만 실제 투자자라면 등골이 오싹해질 만한 상황일 테다.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기초자산으로 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하한가까지는 아니어도 연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문제를 포함해 강의 중 풀어야 하는 퀴즈 총 10문항을 모두 틀려도 강의 수료는 물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자격을 얻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인강 1시간 더 듣는다고 리스크 줄겠나"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자 금융위원회(금융위)는 보완책 일환으로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 교육'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교육 시간을 기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리고, 평가 점수가 60점에 못 미치면 재수강을 의무화하는 게 뼈대다. 이와 함께 기본 예탁금 1000만→3000만 원 상향, 신규 상장 중단 등 조치도 함께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조치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의 부작용을 실질적으로 예방하기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투자 전문가는 "기본 예탁금 규모를 늘리는 조치는 투자 문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강(인터넷 강의)을 1시간 더 듣게 한다고 해서 고위험 상품의 리스크가 줄어들겠느냐"고 말했다. 금융위가 발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대책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7월 21일 국무회의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그거 가지고 되겠느냐 이런 지적이 있다. 필요한 대응 조치는 신속, 과감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정부 대책에서 특히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 것이 '사전 교육 강화'다.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려면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 홈페이지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 상품 거래 사전 교육'과 '국내외 레버리지 ETP Guide(가이드)' 이러닝(e-learning) 강의를 이수해야 한다. 강의를 모두 들을 경우 부여되는 '수료 번호'를 자신이 거래하는 증권사 계정에 등록하면 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 해외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 경험이 있는 사람은 수강이 면제된다. 두 강의 모두 시간은 각각 1시간, 수강료는 4000원이다. 

이 중 '국내외 레버리지 ETP Guide'는 ETF와 상장지수상품(ETP)의 기본 개념 등을 설명하는, 말 그대로 사전 교육 성격이 강했다. 출연자 3명이 대담하는 형태로, 수강자가 따로 퀴즈를 풀 필요도 없었다. 심화학습 격인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 상품 거래 사전 교육'은 크게 8개 부분으로 나눠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도입 배경과 특징, 다른 금융상품과 비교, 투자 시 주의 사항 등을 비교적 자세히 다뤘다. 수강자는 사전 지식을 점검하는 취지의 4문항과 강의 중간중간 나오는 6문항을 풀어야 다음 내용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모두 틀려도 수료에는 지장이 없었다. 강의를 맡은 이는 국내 증권업계에서 ETF 전문가로 꼽히는 전균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이사였다. 

강사 경고 "손실 만회 위해 투자 악순환 빠질 수도"

해당 강의의 상당 부분은 '지렛대 효과'(기대 수익과 손실 위험성 모두 큼)와 '음의 복리 효과'(주가 등락에 따라 기초자산이 원래 가격으로 돌아와도 손실은 지속될 가능성), '다른 ETF 대비 큰 괴리율'(기초자산과 ETF 가치의 차이)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특징을 소개하는 데 할애됐다. 음의 복리 효과를 설명하는 대목에선 미국 증시에 상장된 테슬라가 사례로 언급됐다. 지난해 테슬라 주가가 18% 올랐지만 횡보를 거듭한 탓에 2배 인버스 ETF는 80% 손실을 봤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강사가 "50% 손실 발생 시 원금 회복을 위해서는 하락한 가격에서 100% 이상 상승이 필요하다. 주식투자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것" "자칫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레버리지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등 악순환에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하길 바란다" 등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강조하는 대목이 눈에 띄었다. 다만 "(투자에서) 재무제표 분석을 추천하고, 어렵다면 증권사 리포트를 참고하라" "경기순응적 산업은 경기 상황에 따라 실적도 부침을 겪지만 경기방어적 산업은 상대적으로 실적과 이익의 변동성이 낮다" 등 다소 원론적인 내용도 적잖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부작용을 줄일 방안에 대해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사전 교육도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형식적인 내용에 그치면 효과가 크지 않으니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해야 수료되는 등 실효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동시에 기본 예탁금을 적어도 1억 원으로 올리거나, 레버리지 배수를 2배 밑으로 낮추는 등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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