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지방이전설에 “농협은 공공기관 아냐” 반발

농협중앙회와 금융계열사의 지방이전을 둘러싸고 농협 노동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하반기 공공기관 지방이전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불안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전시 실익 없고 악영향만"
이전 비용 2천520억원, 이전 가능인력 460명뿐
금융노조 NH농협지부(위원장 직무대행 이현인)는 2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농협 본사 지방이전 저지 전 간부 집회'를 열고 농협 본사 이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사무금융노조 NH농협중앙회지부(지부장 이현식)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현인 직무대행은 "정부와 국회가 농협 직원들의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으며, 정치권은 농업인 자조조직인 농협의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으려 한다"고 반발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도 "농협은 서울을 중심으로 금융·경제·농업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클러스터를 구축해 왔다"며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200만 농업인 지원 체계는 물론 인공지능(AI)·디지털 금융 경쟁력과 정보기술(IT) 인력 확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부는 지방이전이 실익 없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지부 추산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이전에 필요한 비용은 약 2천520억원에 달하지만, 수도권에 남아야 하는 필수부문을 제외하면 실제 이전 가능한 인력은 460명에 불과하다. 또 농협중앙회와 계열사 임직원의 73%가 이미 비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있어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지방이전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부는 투쟁결의문을 통해 농협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상 공공기관이 아니라 농업인이 출자한 협동조합인 만큼 정부가 일방적으로 지방이전을 추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본사 이전이 지역 유치 경쟁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추진되고 있으며, 수천억원의 이전 비용이 결국 농업인 지원사업 축소와 농협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체적 거론되는 이전 지역
"대규모 집회로 대응"
농협중앙회는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2017년부터 본사 이전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조합의 공익적 기능과 역할 탓에 공공기관과 다름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올해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과 맞물리면서 구체적인 이전 후보지까지 거론돼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협중앙회의 이전 후보지로는 전남 나주, NH농협은행 등 금융계열사의 이전 지역으로는 부산이 거론되고 있다. 국회에는 농협중앙회 주사무소를 특정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소재지를 중앙회 정관으로 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정부는 농협중앙회를 비롯한 협동조합을 지방이전 대상에 포함하기 위한 별도 입법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부 관계자는 "금융노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입장을 전달하고 있고, 지부 차원에서도 국토교통부 담당자와 소통하고 있지만 확인된 내용은 없고 여러 추측만 돌고 있다"며 "금융노조에 설치된 지방이전 저지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정부가 금융기관 지방이전을 본격 추진할 경우 TF를 투쟁본부로 확대·개편해 대규모 집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부는 29일 서울 광화문에서 조합원 2천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에 본사 이전 추진 중단을 촉구할 계획이다.
Copyright © Copyright © 2026 매일노동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