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욕 가방 구경할래? 2030 사이 사우나가 '힙'해진 이유는... [맛과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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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오늘보다 맛있는 인생, 멋있는 삶이 되길 바랍니다.
부산에서 목욕탕 전문 잡지 '집앞목욕탕'을 운영하는 목지수(53) 발행인은 젊은 세대에게 사우나가 더 이상 주말마다 반복되는 '당연한 일상'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기자가 만난 2030세대 사우나 이용객도 사우나를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문화'로 설명했다. 박소연(31)씨는 "어릴 적 주말마다 가족들과 목욕탕을 가는 문화를 겪어보지 못한 세대에게 사우나는 새로운 경험이자 이색적인 레트로 감성"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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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 인플루언서 등 SNS에서 부흥
1인 사우나부터 사우나 모임까지 다양화
체험형 콘텐츠 또는 웰니스 일환으로 인기
편집자주
내일은 오늘보다 맛있는 인생, 멋있는 삶이 되길 바랍니다. 라이프스타일 담당 기자가 한 달에 한 번, 요즘의 맛과 멋을 찾아 전합니다.
찜질방을 찾는 젊은 손님이 전에는 10명 중 1, 2명 수준이었다면, 요즘은 8명 정도로 확 바뀌었죠.
서울 서대문구 소재 숯가마 찜질방 매점 직원 김금숙(68)씨

21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의 한 숯가마 찜질방. 황토빛 찜질복을 입은 이용객들이 하나둘씩 흩어져 휴식을 취하는 모습은 이전에 방문했을 때와 다를 게 없었지만 전반적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그도 그럴 것이 전체 이용객 36명 중 21명이 2030세대로, 청년층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16년가량 이곳에서 근무했다는 찜질방 매점 직원 김금숙(68)씨는 "요즘처럼 젊은이들이 많이 찾아준 것은 처음"이라면서 "코로나 유행 시기 사라진 찜질방도 많은데, 젊은이들이 많이 찾아주니 (업계에) 활력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젊어진 사우나… 1인 사우나부터 사우나 모임까지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었던 사우나가 달라졌다. 사우나를 찾는 2030세대의 발길이 부쩍 늘어나면서 '낡고 오래된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웰니스(Wellness·건강) 열풍을 타고 오히려 '힙한 문화'로 부상한 모양새다.
사우나 큐레이션을 전문으로 하는 '사우나 인플루언서'가 생겨나는가 하면, 국내 다른 지역이나 옆 나라 일본까지 사우나 원정을 떠나는 SNS 게시물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사우나 모자, 목욕 가방 등 각자 개성을 살린 사우나 용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선 가방에 담긴 개인 소지품을 소개하는 '왓츠 인 마이 백(What's in my bag)' 영상이 목욕 가방 속 사우나 용품을 소개하는 '왓츠 인 마이 사우나 백(What's in my sauna bag)' 영상으로 변주하고 있다.

사우나를 즐기는 양상도 다양해졌다. 독립적으로 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1인 사우나, 1인 세신숍이 등장하는 한편으로, 사우나를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사우나 모임'이 나타났다. 러닝 문화와 결합해 러닝을 마친 뒤 사우나로 피로를 푸는 러닝크루도 생겨나는 추세다.
'사우나 힙'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소셜 네트워킹에 중점을 둔 사우나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블룸버그는 이를 '뉴 사우나 웨이브(New sauna wave)'로 명명했다. 블룸버그는 "목욕탕이 급속히 유행하고 있다"면서 "오늘날 세련된 신흥 목욕탕들은 카페나 펍, 클럽을 대체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어릴 적 향수보다는 새로운 '경험'으로
그렇다면 젊은 세대가 사우나에 푹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부산에서 목욕탕 전문 잡지 '집앞목욕탕'을 운영하는 목지수(53) 발행인은 젊은 세대에게 사우나가 더 이상 주말마다 반복되는 '당연한 일상'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목 발행인은 "어릴 적 부모 손을 잡고 목욕탕을 따라가지 않은 세대도 사우나를 즐기는 모습"이라면서 "사우나를 새로운 '경험'이나 '체험'으로 소비하는 즐거움도 크다"고 말했다.
기자가 만난 2030세대 사우나 이용객도 사우나를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문화'로 설명했다. 서지연(30)씨는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사우나에 온 경험이 없다"며 "SNS에서 찜질방이 많이 바이럴 되면서 방문하게 됐는데 안에서 식사도 할 수 있는 점 등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박소연(31)씨는 "어릴 적 주말마다 가족들과 목욕탕을 가는 문화를 겪어보지 못한 세대에게 사우나는 새로운 경험이자 이색적인 레트로 감성"이라고 했다.
12만 명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사우나 큐레이션 전문 계정 '고독한 사우너(godoghan_sauner)'를 운영하는 A씨는 '회복에 대한 수요'를 원인으로 꼽았다. A씨는 "사우나는 이제 단순히 '목욕'을 하는 공간이 아니라 '회복'의 공간이 됐다"면서 "바쁜 일상 속에서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쉬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회복에 대한 수요가 높고, 특히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는 공간인 사우나에서 '디지털 디톡스'를 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본 것이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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