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수 “AI가속기 시장 1.4조달러”…1년만에 전망 3배 상향[AMD 어드밴싱]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6. 7. 24.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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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수 “추론이 학습 넘어섰다”
2030년 AI 가속기 시장 1조4000억달러
AMD 차세대 AI 랙 ‘헬리오스’ 양산
앤스로픽과 최대 2GW GPU 공급 계약
리사수 AMD CEO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MD 어드밴싱 2026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AMD 유튜브 캡처]
“1년 전 이 자리에서 2028년 AI 가속기 시장이 500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말했을 때는 굉장히 큰 숫자로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 보면 그 숫자는 보수적이다.“

리사 수 AMD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어드밴싱 AI 2026’ 기조연설에서 “2030년 AI 가속기 시장이 1조4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며 “10년이 끝날 무렵이면 AI 가속기 시장이 지금의 전체 반도체 시장 규모에 육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망치를 올린 근거로 그는 AI 연산의 무게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넘어갔다는 점을 들었다. 수 CEO는 “2026년 처음으로 전 세계가 모델을 학습시키는 것보다 실행하는 데 더 많은 AI 컴퓨팅을 쓰게 됐다”며 “올해 전 세계 AI 컴퓨팅 용량의 약 60%가 추론에 쓰일 것”으로 내다봤다. 매달 소비되는 토큰은 3경5000조개로 2년 만에 약 160배 늘었고 첨단 모델 학습에 들어가는 연산량도 최근 4~5년간 매년 5배 안팎으로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추론 수요를 밀어올리는 것은 AI 에이전트다. 수 CEO는 “초기 거대언어모델(LLM)은 질문에 답하는 데 그쳤지만 에이전트는 목표를 주면 문제를 풀 때까지 계속 일한다”며 “에이전트에 일을 시키면 수십 단계에 걸쳐 추론하고 도구를 호출하고 데이터에 접근하는 과정을 반복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연산을 처리할 GPU도 많이 필요하지만, 모든 단계를 조율할 CPU도 대량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이날 수 CEO는 서버 CPU 시장 전망도 함께 상향했다. AMD는 지난해까지 서버 CPU 시장이 연평균 18~20% 성장해 6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봤지만 이날은 현재 250억달러 수준인 이 시장이 2030년 2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수정했다. 에이전틱 AI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고객과의 대화에서 이 투자는 이제 시작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AMD는 지난 분기 서버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46%로 자체 최고치를 기록했고, 포춘 100대 기업 중 60% 이상이 에픽 프로세서를 쓰고 있다.

이날 공개된 핵심 제품은 랙 단위 AI 시스템 ‘헬리오스’다. 수 CEO는 “업계 최고 성능의 AI 랙”이라며 “헬리오스가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출하는 3분기 말 시작해 4분기부터 본격화한다. AMD는 경쟁 제품과 비교해 연산 성능은 15%, HBM4 용량과 메모리 대역폭은 50%, 스케일아웃 대역폭은 50% 앞선다고 주장했다. 수 CEO는 경쟁사를 실명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엔비디아의 랙 시스템 ‘NVL72’를 겨냥한 수치로 풀이된다.

헬리오스에는 인스팅트 MI455X GPU와 에픽 ‘베니스’ CPU, 펜산도 네트워킹 칩이 함께 들어간다. MI455X는 트랜지스터 3200억개를 집적했으며 TSMC 2나노미터·3나노미터 공정으로 만든 12개 칩렛과 432기가바이트 메모리를 3D 적층 패키징으로 묶었다. 랙 한 대에는 CDNA5 GPU 컴퓨트유닛 1만8000개 이상, 젠6 CPU 코어 4600개 이상, HBM4 31테라바이트가 들어간다. 수 CEO는 무대에서 GPU와 CPU, 네트워킹 칩을 차례로 들어 보이며 “에이전틱 AI 시대에는 최고 성능의 GPU와 CPU가 함께 움직여야 하고, 둘 다 만드는 회사는 우리뿐”이라고 강조했다.

AMD는 전략의 두 번째 축으로 개방형 생태계를 내세웠다. 헬리오스는 랙 내부 연결에 UA링크, 외부 연결에 개방형 울트라 이더넷 표준을 쓴다. 엔비디아가 자체 규격인 NV링크로 생태계를 묶는 것과 대비된다. 수 CEO는 “하드웨어 표준과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개방형 생태계가 AI의 미래에 필수적”이라며 자체 소프트웨어 스택 ROCm 투자를 강조했다.

앞서 22일 AMD와 앤스로픽은 최대 2기가와트 규모의 MI450 시리즈 GPU를 헬리오스 랙 형태로 배치하는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첫 1기가와트 배치는 2027년 상반기 시작된다. AMD는 앤스로픽에 최대 50억달러를 지분 투자하기로 했고, 앤스로픽의 클로드를 AMD 반도체 설계와 ROCm 개발에 활용하기로 했다. 발표 당일 AMD 주가는 8% 넘게 올랐다.

수 CEO는 AMD의 고성능·적응형 컴퓨팅 제품 시장 전체가 연평균 40% 성장해 2030년 2조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런 시장을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생태계가 함께 움직이는 것”이라며 “어느 한 회사도 이 문제를 혼자 풀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도 이번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MI455X는 GPU 한 개당 HBM4 432기가바이트를 쓰는데, 이는 엔비디아 차세대 GPU 베라루빈의 288기가바이트보다 150기가바이트가량 많다. 랙 단위로는 31테라바이트다. 삼성전자가 MI450 시리즈용 HBM4 주력 공급사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SK하이닉스도 AMD 물량 확대를 노리고 있다. 2기가와트 배치가 현실화하면 양사 HBM4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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