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미국 중간선거 이후도 대비하라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2026. 7. 23.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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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에 수십 개씩 올리는 소셜미디어 글과 기본이 한 시간인 연설, 취재진과의 문답에 매번 의미를 담아 보도하지만 그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과연 이번에는 진짜일까? 또 허풍이 아닐까?

먼저 눈치챈 건 시장이었다. 작년 초 트럼프가 하루에도 몇 번씩 50%,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증시가 급락하면 유예하고, 번복하고, 철회하는 패턴을 반복하자 뉴욕 월가는 ‘타코(TACO) 트레이드’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트럼프는 결국 물러나니 관세 발표로 주가가 떨어지면 매수 기회라는 조롱이었다.

유럽도 비슷한 계산을 하는 듯하다. 트럼프가 나토(NATO) 탈퇴를 압박하며 윽박지르자 유럽은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로 늘리겠다고 했다. 트럼프 퇴임 7년 뒤 시점이고 강제력도 없다. 눈앞의 트럼프부터 달래려는 타협에 가깝다. 스페인은 이마저도 거부하고 트럼프에게 건건이 맞서고 있다. 물론 나토 탈퇴는 없었다.

이란도 트럼프의 패턴을 읽은 것처럼 보인다. 트럼프는 이란 발전소와 교량 등을 공격하겠다며 시한을 여섯 차례 제시했다가 모두 철회했다. ‘최최최최최후통첩’이라는 말도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도 “안 받겠다” “미국이 받겠다”며 다섯 차례 바뀌었다. 이제 이란은 트럼프의 말이 아닌 유가와 미국 정치 상황을 보며 트럼프가 언제 또 물러설지를 계산하는 듯하다.

한국은 어떤가. 트럼프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 군함 10척을 신속히 건조할 수 있느냐”고 묻고,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도 승인했다. 하지만 이런 발언이 곧 정책과 계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도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을 승인했다. 바이든 행정부도 2022년 독일에 패트리엇 생산 허가를 부여했지만 독일은 단 한 발의 패트리엇도 만들지 못했다. 생산 공장은 내년에야 가동된다. 허가와 실제 생산 사이 막대한 시간과 기술, 공급망 구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미사일을 막아야 하는 우크라이나에게 패트리엇 승인은 ‘정치적 립서비스’에 불과했다.

한때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은 상대를 흔드는 ‘거래의 기술’로 포장됐다. 이제는 너무나 예측 가능해졌다. 최대로 위협하고, 시장과 여론이 흔들리면 물러서고, 다른 거래를 내놓는 패턴이 반복된다. 시장도, 동맹도, 적국도 트럼프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강한 발언이 곧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학습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하원 탈환이 점쳐지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미국 정치는 또 다른 국면을 맞는다. 트럼프의 남은 임기는 탄핵 공방과 청문회로 점철될 수도 있다. 지금은 트럼프의 말 한마디면 될 것 같은 군함 건조와 원잠 협력도 미 의회와 관료 조직의 벽을 넘지 못한 채 결국 무산될 수도 있다. 과연 이재명 정부는 그런 상황까지 대비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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