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냄새 도저히 못 참겠다” 민원에…서울 은행나무 최소 792그루 사라진다

올해 서울에서 수종 교체(바꿔심기) 사업으로 은행나무가 최소 792그루 사라질 예정이다. 환경단체는 악취 민원 등을 이유로 수백 그루의 가로수를 없애면서도 객관적인 근거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22일 서울환경연합은 시민 24명과 함께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2026년 연차별 가로수 계획’을 모니터링한 결과 올 한해 수종 교체 사업으로 서울에서 없어지는 은행나무가 최소 792그루에 달한다고 밝혔다.
용산구는 쾌적한 보행환경 조성을 위해 은행나무 254그루를 교체할 계획이다. 광진구는 열매 악취로 인한 민원을 줄이기 위해 암은행나무 115그루를 수은행나무로 바꿔 심는다. 도봉구는 87그루, 구로구와 영등포구는 각각 71그루의 은행나무를 교체할 예정이다.
연차별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수종 교체 사업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사라지는 은행나무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나무는 매년 가을 열매가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악취로 민원이 끊이지 않는 대표적인 가로수다. 이에 일부 자치구는 암은행나무를 수은행나무로 교체하거나 다른 수종으로 바꿔 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나무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뛰어난 대표 가로수이기도 하다. 공기 정화 능력이 우수하고 병해충에 강해 도시 가로수로 적합한 수종으로 평가받는다. 가을철 노을빛의 단풍 경관을 제공하기도 한다.
서울환경연합은 “수백 그루의 가로수를 제거하는 대형 사업임에도 연차별 가로수 계획에서 정당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대부분 자치구가 사업 근거로 ‘민원 해결’, ‘보행 경관 개선’, ‘시민 불편 해소’ 등 포괄적인 사유만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조해민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아무리 냄새가 난다고 하더라도 도시의 오래된 은행나무 한 그루가 품는 가치는 단기간의 불편함을 훨씬 뛰어넘는다”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가로수를 가꿔나가야 하는 행정이 목소리 큰 사람 몇 명의 민원에 흔들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원칙·데이터·객관적인 위험성 평가로 대응해 나무와 담당 공무원을 보호하고, 다른 주민들의 의견도 함께 듣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도연 AX콘텐츠랩 기자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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