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하다 노후자금 다 날렸다” 이런 일 없도록…노인들에 ‘AI 증명서’ 발급한다는 日
일본 고령자 투자능력 AI 평가
잠든 예금, 투자로 유도
2040년까지 투자비중 40%로

일본 정부가 고령층의 금융 투자 판단 능력을 AI로 가늠해, 잠자는 예금을 투자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2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금융청, 소비자청과 손잡고 고령 투자자의 인지 능력을 가늠하는 AI 기반 검사 도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일본에서는 고령자를 노린 금융사기와 무리한 상품 판매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개발 작업에는 게이오대 연구진과 노년기 의학 전문 연구기관도 함께 힘을 보탠다.
해당 AI 도구는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기관을 찾은 고령 투자자가 금융상품의 구조와 수수료를 스스로 이해하는지, 자신의 재정 상황에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용도로 쓰인다.
평가에서 투자 판단 능력이 충분하다고 확인되면 ‘투자 능력 증명서’를 받아 다른 금융기관에서도 통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된다. AI 도구가 자리 잡으면 고령자 본인은 물론 가족과 금융기관이 투자 위험을 함께 점검할 근거자료로도 쓰일 전망이다.
현재 일본증권업협회는 75세 이상 고객에게는 더 신중하게 투자를 권유하도록 정해두고 있다. 이에 맞춰 일부 은행과 증권사는 일정 연령이 넘는 고객에게 신규 금융상품 판매를 막거나 투자 계약 때 가족 동반을 요구하는 등 자체 기준을 두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AI 평가 시스템이 현장에 자리 잡으면 고령층의 투자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후생노동성은 이를 통해 약 320억엔(한화 약 29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효과가 생길 것으로 계산했다.
일본의 75세 이상 고령층이 쥔 금융자산은 약 660조엔(한화 약 5935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예금 형태로 잠들어 있는 만큼, 정부는 투자 판단이 가능한 고령층의 자산을 자본시장으로 끌어들여 경제 성장의 밑천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 방안은 일본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저축에서 투자로’ 정책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일본은 2040년까지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투자신탁·채권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려 민간 자금을 성장 산업으로 흘려보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런 흐름이 자본시장 활성화는 물론 가계 자산의 효율적 운용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강지원 AX콘텐츠랩 기자 g1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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