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폭발위험' 로봇 수백대, 소방은 몰랐다…쿠팡 화재 보고서 입수

이자연 기자 2026. 7. 2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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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20대 분량…'열 폭주' 참사 될 뻔
화재 '110시간 사투' 소방보고서 입수


[앵커]

쿠팡 인천 물류센터의 불은 110시간만에 완전히 꺼졌습니다. JTBC는 110시간의 사투, 그 과정을 기록한 소방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팩트들이 세세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특히 인명을 위협했던 참사 직전의 상황들도 분 단위로 담겼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방은 폭발 가능성이 있는 수백대의 로봇이 5층에 있었던 사실을 불이 나고 13시간이나 지나서야 알게 됐습니다. 소방관들은 그 위험천만한 상황도 모른 채 불길을 잡기 위해 화재 현장에서 고군분투했습니다. 이에 대해 쿠팡은 각 층별 정보를 소방에 제공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먼저 이자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8일 토요일 인천 쿠팡 물류센터 불은 6층과 7층을 집어삼켰습니다.

내부를 모두 태우고 110시간만인 어제 저녁 8시 35분에야 완진됐습니다.

소방이 필사적으로 사수한 저지선은 '5층'입니다.

리튬배터리를 탑재한 물류 이송 로봇 수백 대가 4층과 5층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허석경/인천서부소방서장 : 건물 전체로 번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5층을…]

리튬 배터리 총량은 전기차 20대 분량.

열 폭주로 참사가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JTBC가 입수한 소방 보고서에는 소방 무전 기록을 바탕으로 한 시간대별 조치 사항이 자세히 담겼습니다.

첫 화재 신고가 들어온 건 지난 18일 아침입니다.

그날 저녁 7시 52분, 현장에서 "관계자에 의하면 4, 5층에 로봇청소기용 리튬배터리 보관 중"이란 무전이 날아옵니다.

물류 이송 로봇을 의미합니다.

소방 관계자는 "긴박한 상황에서 최초에 물류 로봇이 로봇청소기로 와전됐다"고 부연했습니다.

화재 발생 13시간 만에야 현장 소방이 리튬이 포함된 기계의 존재를 알게 된 겁니다.

이미 6층 내부 폭발음과 함께 천장 콘크리트가 떨어지기 시작한 뒤였습니다.

저녁 8시 25분, 본부통제단은 "4, 5층 리튬배터리 쿠팡 관계자가 이동"이라고 전파합니다.

제어실에서 원격조종으로 로봇을 옮겨보려 시도한 겁니다.

하지만 무선통신 제어망이 끊겨 실패했고, 지게차 진입도 안 돼 결국 옮기지 못했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배터리 열 폭주 일어났다면) 균열을 일으키면서 쉽게 붕괴될 수가 있는 것이죠. 내부의 소방관이 들어가서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면 붕괴 위험 때문에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화재 초기 13시간, 소방관들은 이런 위험도 모른 채 건물 안팎을 오가며 사투를 벌였습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소방당국의 요청에 따라 각층별 물품정보를 제공했으며,
소방당국의 요청이 있기 전에도 화재진압 현장에서 여러 소방관계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실시간 소통하며 공유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오늘 새벽 인천의 또다른 쿠팡 물류센터에서 불이 났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불은 잡혔습니다.

[영상취재 김미란 영상편집 박수민 영상디자인 최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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