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굴욕 끝 대반전…극장 흥행 참패→개봉 2년 만 OTT 1위 찍은 '19금' 영화

허장원 2026. 7. 2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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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허장원 기자] 지난 2024년 4월 3일 개봉한 제이슨 스타뎀 주연 액션 스릴러 '비키퍼'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역주행하며 지난 21일 기준 국내 넷플릭스 오늘의 영화 랭킹 1위에 올랐다. 극장에서는 조용했지만 보이스피싱 소재와 스타뎀 특유의 액션이 OTT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며 뒤늦게 급부상한 사례다.

▲극장에선 조용했는데, 스트리밍에서 1위

'비키퍼'는 국내 극장 개봉 당시 관객 수 약 10만 명을 기록하며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전 세계 박스오피스 7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제작비는 4,000만 달러로, 스타뎀 주연 영화치고는 준수한 규모의 상업 액션 영화였다.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인 이 작품이 넷플릭스 공개 이후 국내에서도 역주행하기 시작한 것은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OTT에서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장르 특성상, 공개 타이밍이 맞아떨어지면서 극장에서 놓쳤던 국내 시청자들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관람객 평점은 7.57, 러닝타임은 105분이다.

▲감독·배우 이름값...양봉가의 탈을 쓴 전설의 킬러

연출을 맡은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 각본, '수어사이드 스쿼드', '퓨리' 등으로 거칠고 밀도 있는 액션 연출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주연 제이슨 스타뎀은 '트랜스포터' 시리즈, '메그', '분노의 질주' 시리즈로 쌓아온 '무패 액션 히어로' 이미지를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했고, 각본은 '로우 모스트 원티드'를 쓴 커트 위머가 맡았다. 조연진의 무게감도 상당하다. '레버넌트', '엘리자베스' 등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은 제러미 아이언스가 사기 조직의 배후를 봐주는 전직 CIA 국장 역을, '헝거게임' 시리즈의 조시 허처슨이 오만한 재벌 2세 빌런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극한다.

줄거리는 단순하고 직선적이다. 법 위에 존재하는 비밀 기관 '비키퍼'의 전설적인 요원이었던 애덤 클레이(제이슨 스타뎀 분)는 은퇴 후 양봉가로 살아가지만, 유일하게 따뜻하게 대해주던 이웃 엘로이즈가 보이스피싱 사기로 전 재산을 잃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잠재웠던 킬러의 본능을 깨운다. 말단 콜센터부터 배후의 권력층까지 파고들며 복수극을 벌이던 그는 피싱 범죄의 최종 배후가 미국 대통령의 아들 데릭 댄포스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데릭이 범죄가 드러나자 어머니인 대통령마저 살해하려는 순간 그를 사살해 대통령의 목숨을 구하고, 거대한 범죄 조직도 붕괴한다. FBI 요원 베로나는 체포할 기회를 잡지만 방아쇠를 당기지 않고, 주인공은 잠수 장비로 바다로 사라지며 열린 결말을 남긴다.

▲왜 지금 이 영화인가...카타르시스와 '노 브레이크' 전개

국내 역주행 배경에는 영화 속 소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이스피싱은 국내에서도 매년 수천억 원대 피해가 발생하는 사회 문제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개봉 전년도인 2023년 기준 피해 금액은 연간 수천억 원, 피해자 수는 매년 수만 명 수준이며 대다수가 50대 이상 고령층이다. 공권력도 쉽게 소탕하지 못하는 조직을 주인공이 법의 테두리 밖에서 무너뜨리는 과정이 현실의 분노를 대리 해소하는 카타르시스를 자극한다고 분석한다. 복잡한 심리전 대신 사건 발생 즉시 행동에 돌입하는 속도감 있는 전개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인물 심리보다 액션의 연속성에 집중한 만큼, 각본의 평범함을 단점으로 짚는 평가도 있다.

'비키퍼'의 사이다 복수극 감성을 이어가고 싶다면 한국 액션 영화도 참고할 만하다. 2010년 개봉한 이정범 감독, 원빈 주연의 '아저씨'는 이웃 아이를 빼앗긴 전직 요원이 범죄 조직 전체와 홀로 전쟁을 벌이는 이야기로 '비키퍼'와 구조가 정확히 겹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2년 개봉한 최재훈 감독, 장혁 주연의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역시 은퇴한 킬러가 여고생을 지키기 위해 인신매매 조직을 홀로 소탕하는 내용으로, 조용했던 극장 흥행과 달리 OTT와 입소문을 통해 뒤늦게 재평가받았다. '비키퍼'처럼 극장에서 놓친 수작들이 스트리밍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비키퍼'는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허장원 기자 / 사진= 영화 '비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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