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짜 안전결제 링크까지…중고거래 사기 피해 작년에만 8700억

이유진 기자 2026. 7.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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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최근 대형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미개봉 새 제품, 무선 청소기를 30만 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판매자에게 연락했다.

고 의원도 "중고거래 사기 피해액이 해마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음에도 다수의 피해자가 개인 간 거래라는 이유로 실질적인 구제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플랫폼 사업자의 신원 확인 및 안전결제 의무를 강화하고 상습적·조직적 사기 행위에 대한 처벌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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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1년만에 161% 폭증
소비자 피해구제도 5년새 15배 ↑
허위매물·선입금 등 수법 정교해져
전문가 “지나치게 싼 상품 의심해야”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최근 대형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미개봉 새 제품, 무선 청소기를 30만 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판매자에게 연락했다. 판매자는 해당 제품을 120만 원에 판매하고 있는 온라인 사이트를 캡처해 보내며 “개인 사정이 생겨 사용하지 않은 새 제품을 급하게 처분한다”고 김 씨를 안심시켰다. 시중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새 제품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 김 씨는 곧바로 돈을 입금했다. 그러나 배송된 청소기는 판매자가 제시한 캡처 사진과는 다른 제품이었다. 뒤늦게 확인해보니 해당 제품은 정가가 5만 원도 채 되지 않는 저가 중국산 제품이었다. 수법은 교묘했다. 판매자는 본인이 조작한 온라인 사이트에 해당 제품 가격을 터무니없이 높게 등록했다. 이를 정상 판매가인 양 중고거래 플랫폼에 저렴하게 내놓는다며 구매자들을 속인 것이다. 같은 글은 며칠 동안 지역과 계정을 바꿔가며 반복적으로 게시됐다. 김 씨는 “판매 글과 사이트가 정교해서 가격 자체가 조작됐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경기 불황으로 알뜰 소비를 위해 중고거래 플랫폼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를 노린 사기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사기 피해 금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87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다. 개인 간 거래라 실질적 구제가 쉽지 않은 데다 허위 매물과 선입금, 가짜 안전결제 링크 등 사기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는 만큼 처벌 강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서울경제신문이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중고거래 플랫폼 사기 피해액은 8740억 7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340억 1000만 원)보다 161.7% 폭증했다. 2021년(2573억 9000만 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었다. 사기 피해 발생 건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중고거래 사기 사건은 11만 9741건으로 2021년(8만 4107건)보다 42.4% 늘었다. 올해도 상반기 동안 4만 9867건의 사기 피해가 접수되는 등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기 피해가 증가하며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중고거래 플랫폼 관련 피해 구제 신청 역시 2021년 12건에서 지난해 175건으로 약 15배 급증했다. 2022년 18건, 2023년 48건, 2024년 82건으로 꾸준히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하며 역대 가장 많은 피해 구제 신청이 접수됐다.

문제는 ‘알뜰’ 소비를 하려는 소비자 심리를 노린 사기 범죄 수법이 갈수록 조직화되고 정교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인기 상품을 미끼로 시세보다 저렴한 허위 매물을 올린 뒤 선입금을 유도하거나 플랫폼의 안전결제를 가장한 가짜 링크를 보내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탈취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사건 수보다 피해액 증가 폭이 훨씬 컸다는 점에서 고가 제품을 가장한 허위 매물과 선입금 사기 등 조직화된 사기 범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시중가를 크게 밑도는 등 지나치게 저렴한 상품은 한 번 더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고거래 전 판매자 이력과 계좌번호를 확인하고 플랫폼 내 안전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등 중고거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고거래 사기는 판매 이력과 상품 사진, 외부 쇼핑몰 가격까지 조작하는 등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며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상품은 진품 여부를 확인하고 외부 결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의원도 “중고거래 사기 피해액이 해마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음에도 다수의 피해자가 개인 간 거래라는 이유로 실질적인 구제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플랫폼 사업자의 신원 확인 및 안전결제 의무를 강화하고 상습적·조직적 사기 행위에 대한 처벌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진 기자 re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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