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 판매량 작년 3배로 … 공장 풀가동
늦은 장마에 7월 수요 폭증
제습기 대목 예년보다 길어
태국 등 동남아 등서도 인기
저소음 핵심부품 열교환기
직접 생산으로 기술력 우위

최근 찾은 경기 화성시 만세구 위닉스 화성공장 내 제습기 조립라인. 방진모를 쓴 직원들이 제습기 본체에 진공펌프를 연결해 배관 속 공기와 수분을 빼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진공상태에 가까워진 배관 내부에 냉매를 채워 밀봉하면 냉매가 압축기와 열교환기 사이를 순환하며 공기 중의 수증기를 제거하게 된다.
이 공장의 제습기 조립라인에서는 14초에 한 대씩 '22ℓ 위닉스 뽀송' 제품이 생산됐다. 플라스틱 사출물에 압축기와 열교환기를 연결한 후 진공·냉매 공정을 거쳐 성능 검사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은 20분. 공장을 풀가동하면 하루에 6500대씩 한 달에 11만대가량을 생산할 수 있다.
예년보다 열흘 이상 늦게 시작된 '지각 장마' 덕에 제습기 공장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평년에는 6월부터 판매가 치솟지만, 올해에는 7월부터 제습기가 팔리기 시작했다. 위닉스에서는 이달 제습기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190% 증가했다.
◆ 16년간 누적 생산량 500만대
제습기는 2010년 이후 16년간 누적 생산량이 500만대에 달하는 위닉스의 대표 효자 상품이다. 지난해 기준 위닉스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제습기가 담당했다. 제습기는 에어컨을 설치하기 좁은 공간이나 습도 관리가 필요한 장소에서 에어컨의 빈틈을 메운다. 습도가 높고 무더운 아열대 기후에서 제습기 수요가 높은 이유다.
위닉스는 지난해 기준 3695억원 매출 중 52%인 1947억원을 해외에서 올렸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공기청정기가 주력 품목이지만,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제습기를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2018년부터는 대만에서 제습기를 판매했고, 향후 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가로도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김규목 위닉스 제품제조본부장은 "위닉스는 국내 제습기 완제품 판매사 중 유일하게 열교환기를 직접 생산한다"며 "해외로 팔리는 제습기도 화성공장에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위닉스에서 제습기 매출 비중이 높은 이유는 50여 년간 개발해 온 '열교환기' 기술 때문이다. 열교환기는 압축기와 함께 제습기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이다. 열교환기 제조 기술은 최근 소비자가 선호하는 '저소음' 제품을 만드는 핵심이기도 하다. 제습기에서 나는 소음은 대부분 팬모터에서 발생한다. 이때 열교환기 성능을 높일수록 제품 내부 팬(환풍기) 의존도가 낮아져 제품 소음이 줄어든다.
◆ '열돔' 갇힌 유럽엔 에어컨 판매
위닉스의 22ℓ 용량 제습기를 '터보' 모드로 가동했을 때의 소음은 약 43데시벨(㏈), 저소음 모드로 가동 시에는 31.8㏈이 측정됐다. 보통 도서관에서의 소음 수준이 35㏈인 점을 감안하면 일반 가전제품 수준의 낮은 소음이라고 볼 수 있다. 김 본부장은 "침실 옆에 둬도 안 시끄럽다는 후기가 가장 반갑다"고 말했다. 작은 열교환기로도 큰 열교환기와 동일한 성능을 내도록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부피를 줄인 소형제품 생산도 가능하다.
위닉스 측에 따르면 올해 제습기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인버터형 제품의 인기가 높다. 인버터형은 항상 같은 속도로 가동되는 정속형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소음이 작다. 가격이 비싸지만 빠른 제습 성능을 원하는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올해 판매된 제습기 중 인버터형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위닉스는 올해 제습기 외에 창문형 에어컨과 콤팩트건조기 등 계절가전 제품도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더위로 인한 사망자가 1만명이 넘을 정도로 살인적인 폭염에 시달리는 유럽에서는 간편하게 설치하는 창문형 에어컨 등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위닉스 측은 "대형 에어컨 설치가 어려운 틈새 가구를 간편 설치형 에어컨으로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설립한 유럽법인에서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판매하며 닦아둔 코스트코, 카르푸, 미디어마크트 등 현지 대형 오프라인 판매망을 활용할 예정이다.
[화성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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