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어 미국도?...저수량 바닥에 4000만명 식수 '비상'

김혜지 2026. 7. 2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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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레이크파월 (출처=모션엘리먼츠)

유럽이 폭염으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도 서부지역 최대 저수지 2곳이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저수량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물 부족사태에 직면했다. 이에 미국 서부지역은 물과 전력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저수지인 레이크미드와 두번째로 큰 레이크파월의 합산 저수량은 이달들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지난 2023년의 저수량보다 낮은 상태다.

레이크미드와 레이크파월은 미국 서부를 관통하는 콜로라도강의 핵심 저수지다. 두 저수지에는 콜로라도강 유역 전체 저수량의 약 60%가 저장된다. 하지만 지난 12일 기준 레이크미드는 전체 저수 용량의 27%, 레이크파월은 24%가량만 채워진 상태다.

콜로라도강은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네바다, 콜로라도 등 미국 서부 7개 주와 멕시코에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공급한다. 이 강에 식수와 생계를 의존하는 인구는 원주민 부족을 포함해 4000만명이 넘는다.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 피닉스 등 주요 대도시뿐 아니라 미국 남서부의 대규모 농업지대도 콜로라도강 물을 사용한다.

저수량 감소가 특히 심각한 곳은 레이크파월이다. 현재 저수율은 20%대 초반으로 떨어졌으며, 수면은 글렌캐니언댐에서 수력발전을 할 수 있는 최저 기준보다 약 33피트(약 10m)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수위가 해발 3490피트 아래로 내려가면 물이 발전용 터빈을 통과하지 못해 수력발전이 중단될 수 있다.

미국 개간국은 레이크파월의 유입량이 올해 평년의 36%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겨울 콜로라도강 상류 지역에 쌓인 눈이 적었던 데다 봄철 고온으로 눈이 빠르게 녹고 증발량까지 늘어난 영향이다. 눈이 녹은 물이 저수지로 흘러드는 봄에도 레이크파월의 수위가 뚜렷하게 오르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강수 부족만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다. 콜로라도강 유역에서는 2000년 이후 장기간 가뭄과 고온이 이어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토양과 식물이 더 많은 수분을 흡수하고 증발량도 증가해 같은 양의 눈과 비가 내려도 강으로 흘러드는 물은 줄고 있다. 여기에 인구 증가와 농업용수 사용 등으로 강에서 꺼내 쓰는 물이 유입량을 계속 웃돌면서 저수지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면서 관광산업에도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레이크파월에서는 기존 선착장과 보트 진입로 상당수가 물에서 멀어져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일부 선착장은 더 깊은 수역으로 이동하거나 진입로를 연장하고 있으며, 국립공원관리청은 수면 아래 새로 드러난 암석과 지형으로 선박 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물 배분을 둘러싼 지역간 갈등도 심화될 전망이다. 콜로라도강을 이용하는 서부 7개 주는 올해 말 기존 물 관리 지침의 종료를 앞두고 새로운 배분 방식을 협상하고 있지만 감축 규모와 부담을 놓고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상류 지역과 하류 지역 모두 상대 지역이 더 많은 물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비나 눈이 많이 내리더라도 수십 년 동안 누적된 물 부족을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콜로라도강 유역의 기온 상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물 사용량 자체를 강의 실제 유량에 맞게 줄이지 않으면 두 저수지의 수위 하락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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