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리포트]'구속 자체가 성과?'…일단 치고 보는 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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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구속 자체를 수사 성과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 때문에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에선 구속 자체를 수사 성과로 여긴다.
이어 "형사소송법에는 구속영장 발부의 요건을 3가지로 정해놨지만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사건의 경우 수사기관이 성과를 냈음을 보여주기 위해 영장을 청구하는 사례가 많다"며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거나 강력·중범죄가 아닌 이상 피의자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 구속영장 청구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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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불구속 수사 원칙 천명
수사기관은 경쟁적 구속 행태 되풀이
대다수 선진국, 조건부 구속 제도 도입
[편집자주]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구속 자체를 수사 성과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런 풍토 속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이나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한 불구속 재판 원칙은 교과서 속 얘기로 전락했다.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은 예외적 구속이 오히려 표준이 돼버린 '뉴노멀' 수사 관행을 바로 잡을 기회다. '동행미디어 시대'는 '피의자 인권을 말하다' 시리즈를 통해 지금까지 이어져 온 수사 편의적 행태를 지적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2.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약 2600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해 1년 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월에만 두 차례 방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두 번 모두 반려했다. 처음에는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것이, 두 번째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반려 이유다.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00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연예기획사 원헌드레드레이블의 차가원 대표에 대해서도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로부터 모두 반려당했다. 검찰은 적용 혐의를 다시 검토하고, 범죄사실 구성을 보완하라며 추가 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2일 차 대표에 대해 세 번째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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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남발'을 막기 위해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조건부 구속 제도'를 제안해왔다. 거주지 제한이나 피해자 접근 금지 등의 조건을 붙여 석방하고, 이를 어겼을 때만 신병을 구속하자는 내용이다. '구속' 아니면 '기각'이란 두 가지 선택지만 있는 현행 제도에 중간지대를 만들어 '구속 만능주의'를 개선하자는 취지다.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대다수 선진국이 조건부 구속·석방 제도를 두고 있다. 2023년 사법정책연구원의 '법원의 구속기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은 피의자가 체포된 직후 통상 처음 법원 출석 때 대부분 보석으로 석방된다. 우리와 같은 대륙법 체계인 독일 역시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동시에 일정한 조건을 붙여 석방하는 구속집행정지 제도를 두고 있다. 프랑스는 보증금을 내거나 주거지 제한 등의 조건을 붙여 전자감시 하에 가택 구금을 명령하고,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때만 피의자를 구속한다. 각국이 피의자 인권 보호를 위해 인신 구속을 최대한 억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최병천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는 2024년 발표한 논문 '구속과 보석 내지 조건부 석방'에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에게만 보석에 의한 석방 기회를 부여하고, 경찰과 검찰 수사 단계 피의자에게는 그런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 근거 없이 피고인과 피의자를 차별하는 것"이라며 "피의자에 대해서도 전면적으로 보석 절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가영 기자 2ka0@sidae.com 유찬우 기자 coldmilk99@sidae.com 김나은 인턴기자 sidae@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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