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실적, 노조가 다 갉아먹잖아”…외신, 한국 투자 리스크 요인 경고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2026. 7. 2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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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가장 과격한 나라” 조명
AI 무관한 산업도 성과급 요구 커져
노봉법, 노조에 과도한 영향력 부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연 총파업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블룸버그가 현대차와 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 노동자들이 영업이익 일부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사례를 조명하면서, 한국이 가장 과격한 노동운동이 존재하는 나라이며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에 투자할 때 이를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23일 블룸버그는 30%의 영업이익을 성과급으로 줄 것을 요구한 현대차 생산직 노동자들, HD현대중공업과 LG유플러스 노조 등을 언급하면서 “삼성전자가 일부 직원에게 40만달러가 넘는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뒤 한국 전역에서 노동조합의 보상 확대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인공지능(AI) 붐으로 거둔 기록적인 이익을 나눠 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된 움직임이 AI와 직접적인 관련이 거의 없는 산업으로 번지고 있다”며 “이는 역사적으로 역내에서 가장 강경한 노동운동이 존재해 온 국가 중 하나인 한국에 투자할 때 투자자들이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을 다시 일깨운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투쟁 결의대회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블룸버그는 뜻밖의 거대한 이익을 얻은 기업들이 과실을 어떻게 분배할지에 대해 한국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의 주인인 주주에게 이익이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성과급의 형태로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이 한국 노동계에서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손범기 바클레이스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기사에서 “최근의 보상 패키지 합의는 노동자들에게 사실상 공짜 옵션과 비슷한 구조를 제공한다”며 “경직된 노동시장에서 노동자들은 경기 하강기에는 고용을 보호받고, 상승기에는 추가 보상을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최근의 노동법 개정을 노사 분규 확대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블룸버그는 “노동자 권리를 확대하는 법 개정이 노조에 과도한 영향력을 줬고, 노동자들이 파업으로 (기업을) 적극적으로 위협하게 된 것에 경제 단체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야당 의원들이 단체교섭 범위를 제한하고 노동쟁의 대상을 근로조건으로 한정하는 내용을 포함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분 파업에 들어간 카카오 노조원들이 지난달 10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블룸버그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도입으로 인한 현대차, 기아의 노사 갈등도 소개했다. 양사 노조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도입되는 것에 대비해 고용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합의 없이는 단 한 대의 로봇도 공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밝히고, 신기술과 신차에 투자하기 전에 노동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블룸버그는 과도한 노사 분쟁이 한국 기업들의 실적을 갉아먹고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증권이 노조 리스크를 이유로 카카오 목표주가를 약 27% 낮춘 것을 소개했다. 삼성증권은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올해 카카오의 가장 강력한 투자 촉매였지만,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 그 동력이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 직원 수천명은 영업이익의 최대 15%를 성과급으로 배정하라며 지난달 파업에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현대자동차 노조)가 사흘간의 부분파업에 돌입한 13일 오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오전조 근무자들이 2시간 일찍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룸버그는 현대차 노조가 1시간 파업했을 때 발생하는 매출 손실액이 약 187억원에 달한다는 업계 추산도 언급했다.

이달 13~15일 현대차 노조(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임금협상 난항을 이유로 사흘간 2시간씩 부분 파업을 단행했고, 지난 20일부터는 사흘간 하루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이 월 기본급 8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1000만원, 주식 15주 지급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상여금 인상과 함께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년 대비 19.5% 감소한 데에 이어 1분기 30.8% 줄었다. 2분기 영업이익 역시 두자릿수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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