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양평고속도로 특혜’ 피의자 출석…“맘껏 그림 그려보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의혹과 관련해 23일 권창영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출석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오전 9시46분께 경기 과천 종합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원 전 장관은 조사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1년 넘게 고속도로 특혜를 추진했다고 수사하다가 도저히 안 되는지 이제 와서는 수사 대상을 ‘중단한 백지화 선언’으로 바꿀 모양”이라며 “어떻게든 엮어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거라면 마음대로 그림을 그려보라. 위법 사실이 없기 때문에 특검의 의도대로는 잘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선 변경 당시 김건희 여사 일가 토지가 관련된 사실을 알았는지, 백지화 결정을 언제 했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원 전 장관이 종합특검팀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종합특검팀은 원 전 장관에게 두 차례 출석 통지서를 보냈지만, 두 차례 모두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이 지난 15일 원 전 장관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며 강제 수사에 착수했고 이후 소환 일정이 조율됐다.
종합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원 전 장관을 상대로 2023년 7월6일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결정 경위와 관련 절차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백지화 결정이 직전까지 국토부의 정책 방향과 맞지 않았다고 보고, 백지화 방침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도로정책심의위원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특검팀은 대통령실의 관여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대통령실이 2023년 7월 초 국토부 해명자료 작성 과정에서 강상면 종점 대안 노선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종합특검팀은 2023년 7월6일 원 전 장관의 백지화 발표 직전 국토부 당정협의 자료가 수정된 경위도 조사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애초 국토부 자료에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들어 있었지만, 국회 현장에서 백원국 전 국토부 2차관 지시로 해당 문구가 삭제됐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은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양서면 종점 노선이 김 여사 일가 토지 인근인 강상면 종점 노선으로 바뀌면서 불거졌다. 국토부는 강상면 종점 대안 노선이 교통량과 환경성 등에서 더 우수하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노선 변경 과정에 김 여사 일가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임철휘 기자 hw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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