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관절 다음은 눈”…카메라모듈 뛰어든 삼성전기·LG이노텍

박소라 기자(park.sora@mk.co.kr) 2026. 7. 2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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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美빅테크용 카메라 모듈
베트남공장서 시범생산 돌입
LG이노텍, 美 피겨AI와 공급 협의중
피규어 AI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AI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차세대 성장 시장으로 꼽히는 휴머노이드 로봇용 카메라 사업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넘어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 시장이 빠르게 열리면서 국내 카메라 모듈 업체들이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미국 최대 전략 고객사에 공급할 휴머노이드용 카메라 모듈의 시범 생산에 돌입했다.

현재 베트남 생산 거점에서 시제품(파일럿) 라인을 가동해 품질 안정화와 양산 검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대량 양산 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기가 휴머노이드용 카메라를 대량 생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기는 앞서 미국 고객사의 휴머노이드용 카메라 모듈 공급망에 진입한 데 이어 이번에는 시범 생산까지 시작하며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 들어섰다. AI 로봇 부품 사업이 삼성전기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휴머노이드용 카메라는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주변 사물을 인식하고 거리와 공간을 측정하며 자율 이동과 물체 조작 등을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센서다. AI 성능이 고도화할수록 더 높은 해상도와 정밀도를 갖춘 카메라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스마트폰 중심이었던 카메라 모듈 사업을 자동차와 확장현실(XR), 산업용 카메라 등으로 확대해왔다. 이번 휴머노이드용 제품 양산을 계기로 AI 로봇 부품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전략 고객사가 휴머노이드 생산 확대를 추진하는 만큼 초기 공급망에 진입한 삼성전기의 중장기 수혜도 기대된다.

LG이노텍도 휴머노이드용 제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미국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피겨AI에 로봇용 카메라 모듈 공급을 추진 중이며 공급 물량과 가격 등을 놓고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이노텍은 수년 전부터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왔다. 2024년 2월 피겨AI에 850만달러를 투자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고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선 문혁수 대표가 “휴머노이드용 부품 양산을 준비 중이며 조만간 유력 기업과의 협력 소식을 공개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LG이노텍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로봇 기술 공동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보스턴다이내믹스와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에 적용할 비전 센싱 시스템 공동 개발에도 착수했다. LG이노텍은 로봇용 카메라뿐 아니라 향후 센싱과 로봇 핸즈, 촉각 센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성장 축으로 로봇 부품 사업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반면 AI 휴머노이드 시장은 이제 초기 단계여서 선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 부품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본다. 골드만삭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은 2025년 15억달러(약 2조원)에서 2035년 378억달러(약 56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은 휴머노이드 완제품 생산과 액추에이터, 센서 등 핵심 부품 공급을 통해 2035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량의 약 30%를 직간접적으로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부품 공급망이 뒷받침하는 휴머노이드 생산량은 2027년 약 1만3409대에서 2035년 41만1941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을 통해 축적한 전기모터와 센서, 제어장치, 정밀가공 기술이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으로 빠르게 확장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휴머노이드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기술에서 앞서 있지만 로봇을 실제로 구현할 하드웨어 공급망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카메라 모듈과 비전 센서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국내 부품업체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성능이 좋아질수록 로봇은 더 많은 시각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카메라와 비전 센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향후 휴머노이드 경쟁력은 AI 두뇌뿐 아니라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와 센서 기술이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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