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무시 못 한다, 동갑내기 류현진도 여전히 잘 던지는데…리스크만큼 큰 기대, 'LG 승부수' 카라스코에 쏠리는 눈길

[SPORTALKOREA] 한휘 기자= 야구선수로는 '환갑'을 훌쩍 넘은 나이, 39세. 그럼에도 늦은 나이에 한국 땅을 밟는 카를로스 카라스코(LG 트윈스)의 투구에는 우려보다는 기대감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LG 트윈스는 22일 "새 외국인 투수로 카를로스 카라스코와 총액 36만 달러에 입단 계약을 합의했다"라고 발표했다.
LG는 지난달 영입했던 외국인 불펜 투수 약셀 리오스를 지난 21일 웨이버 공시했다. 그 자리를 선발 투수로 메운다는 소문이 나왔고, 얼마 전까지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누빈 카라스코가 낙점됐다.

깜짝 놀랄 만한 이름이다. 베네수엘라 출신 카라스코는 MLB에서만 무려 17년을 활동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빅리그 통산 343경기(286선발) 1,704이닝 112승 105패 평균자책점 4.24 1,703탈삼진의 성적을 남겼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에서 전성기를 누리던 2017시즌에는 18승 6패 평균자책점 3.29로 아메리칸리그(AL) 다승왕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뉴욕 메츠를 거쳐 2024년 다시 클리블랜드로 돌아왔으나 1년만 뛰고 다시 팀을 나왔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를 거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합류한 카라스코는 올해도 마이너 계약을 맺은 후 빅리그와 트리플A를 오가며 8경기 16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5.94를 기록했다. 마지막 등판은 지난 6일 메츠전이었다.
트리플A에서는 8경기(6선발) 35⅓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2.55로 호투하며 녹슬지 않은 관록을 과시했다. 이런 가운데 LG의 제안을 받아 한국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40에 가까운 나이에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를 경험하게 됐다.

화려한 경력 때문에 영입이 발표됨과 동시에 상당한 기대감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39세의 많은 나이, 그리고 LG가 유독 '네임 밸류'가 뛰어난 선수를 영입했다가 피를 본 사례가 많았던 것이 원인이다.
LG는 지난 2017년 루이스 히메네스를 방출하고 좌타 1루수 제임스 로니를 영입했다. 한때 LA 다저스의 주전 1루수로 활약했던 선수가 한국에 온다는 사실에 기대가 만발했다.
그러나 로니는 23경기에서 타율 0.278 3홈런 12타점 OPS 0.822로 타고투저 상황을 생각하면 다소 애매한 성적을 냈다. 이런 가운데 재정비 차원의 2군행을 통보받자, 짐을 싸서 무단 출국하는 추태를 부려 LG의 '흑역사'로 남았다.
2021시즌 중 영입한 저스틴 보어 역시 한때 마이애미 말린스의 4번 타자였던 선수다. 그러나 LG에서의 성적은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32경기 타율 0.170 3홈런 17타점 OPS 0.545라는 처참한 기록만 남겼다.

이에 카라스코 역시 이름값만 좋고 실속은 없는 이 선수들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이들과 카라스코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데는 여러모로 무리가 있다.
일단 로니와 보어는 모두 영입 직전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카라스코는 올해 KBO리그보다 비교적 수준이 높다는 트리플A에서 8경기(6선발) 35⅓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2.55로 호투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물론 구속은 빠르지 않다. 올 시즌 트리플A에서 기록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1.1마일(약 146.6km)에 불과했고, 불펜 출전이 많았던 MLB에서도 시속 91.8마일(약 147.7km)로 하위 6% 수준이었다.

하지만 카라스코의 패스트볼 구사 비중은 단 13%로 그의 5개 구종 중 가장 적다. 싱커와 커터 등 변형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주력 무기라고 할 수 있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두루 구사하며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것이 그의 진가다.
실제로 올해 카라스코를 상대로 MLB 타자들이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에 스윙할 확률은 무려 39.3%로 리그 최상위권이었다. 싱커와 체인지업의 낙차만큼은 오랜 연차를 반영하듯 여전히 날카로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미국에 비해 변형 패스트볼에 약한 한국 타자들의 특성상 더 잘 통할 공산도 크다. 그간 KBO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외국인 투수들 가운데 투심(싱커)이나 커터 등을 잘 구사한 선수들이 많은 편이기도 하다.
다만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낙관도 이르다. 아무래도 39세의 나이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여태껏 잘 던져 왔다 하더라도 8월 이후 체력적 한계를 노출해 무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KBO리그에는 카라스코와 동갑내기면서 여전히 정상급 투수로 군림하는 선수가 있다. 카라스코처럼 화려한 MLB 경력을 자랑하는 류현진(한화 이글스)이다. 둘을 1대1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나이만을 이유로 실패를 예단할 수는 없다는 의미는 도출할 수 있다.
아울러 아시아 무대 경험이 처음인 카라스코가 한국 무대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챌린지 시스템을 사용하는 미국과 달리 ABS가 전면 도입된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다만 카라스코는 추신수, 김하성 등 한국인 선수들과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고, 전성기부터 소위 '볼질'이 많은 선수는 아니었던 만큼 관록을 고려하면 충분히 적응할 수 있으리라는 평가도 있다.

결국은 뚜껑을 열어봐야 카라스코 영입의 성패를 확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우려만큼이나 적잖은 기대감을 품게 되는 것 역시 사실이다. 과연 그 기대감을 실제 투구로 이어가 LG의 후반기 반등에 공헌할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G 트윈스 제공, 뉴시스,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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