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균열까지 잡아낸다"…AI 데이터로 안전·품질 잡은 DL이앤씨

남미래 기자 2026. 7. 23. 04:3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건설업의 AI 대전환] ④DL이앤씨-AI 데이터로 품질·안전 혁신
드론을 활용해 공용부 품질점검을 하는 모습/사진제공=DL이앤씨

아파트 하자를 둘러싼 입주민과 건설사 간 갈등이 갈수록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가 처리한 공동주택 하자 관련 사건은 2022년 4370건에서 지난해 4761건으로 증가했다. 매년 수천 건의 하자 분쟁이 발생하는 가운데 DL이앤씨는 2023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으로 '하자판정 0건'을 기록했다. 착공 전 교육부터 시공·준공 이후 점검까지 이어지는 품질관리 체계에 드론과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한 점이 '하자 제로' 성과를 만들어낸 배경이 됐다.

DL이앤씨는 입찰과 시공, 품질관리, 안전, 고객서비스 등 건설 전 과정으로 AI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장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연결해 하자와 안전사고 위험을 사전에 찾아내고 반복적인 문서 작성과 분석 업무를 자동화해 생산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기술은 드론과 AI를 활용한 아파트 외벽 균열·마감 하자 점검이다. 기존에는 품질관리자나 감리자가 외벽을 직접 육안으로 살폈다. 비교적 낮은 곳은 말비계 등 작업발판을 이용하고 고층 외벽은 작업자가 로프를 타고 내려가거나 망원경과 카메라를 활용해 균열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이 같은 방식은 고층 작업에 따른 추락 위험이 있고 점검자의 숙련도와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넓은 외벽을 사람이 일일이 확인해야 해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들고 점검 결과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누락이나 주관적인 판단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었다.

AI 기술은 이런 우려를 확 줄였다. DL이앤씨는 드론이 촬영한 고해상도 영상을 AI로 분석해 폭 0.3㎜ 이상의 균열을 찾아낸다. 균열의 위치와 길이도 함께 분석해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한다. 내역서와 집계표, 산출서, 산출 근거 등을 보고서 형태로 제공해 균열 보수 작업지시까지 연계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2022년 13개 현장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70개 현장에서 활용됐다.

DL이앤씨는 드론 활용 범위를 균열 점검뿐 아니라 현장 전체를 가상 공간에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으로 확대했다. 스마트건설 플랫폼 기업 메이사와 개발한 드론 플랫폼을 통해 촬영한 건설 현장을 3차원으로 구현해 공정별 현황과 시공 정확도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항공 촬영 자료를 기반으로 토공량도 자동 산출해 원가 관리와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해당 기술은 주택 전 현장과 일부 토목·플랜트 현장, 수주 단계의 사업성 검토에도 활용되고 있다.
드론 플랫폼으로 제작된 '아크로 드 서초' 현장 전경/사진제공=DL이앤씨
건설업계 첫 팔란티어 도입…현장 데이터 AI로 연결
DL이앤씨 직원이 수도권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에게 ‘AI 자동번역 시스템’을 안내하고 있다./사진제공=DL이앤씨
DL이앤씨는 2022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미국 데이터 플랫폼 기업 팔란티어의 플랫폼을 도입했다. 기획·설계·시공·유지보수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통합했으며 현장 실무에 활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은 46개에 달한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가 주최한 'APAC 서밋 코리아 2026'에도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초청됐다.

특히 DL이앤씨는 현장에서 생성된 데이터가 AI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고 분석 결과가 다시 현업에서 활용되면서 데이터가 추가로 축적되는 '플라이휠'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데이터와 AI 활용이 반복될수록 품질·안전관리의 정확도와 업무 효율이 높아지는 선순환 체계라는 설명이다.

현재는 CCTV 관제와 안전 지적활동 등을 통해 축적된 자료를 팔란티어 플랫폼에 모으고 있다. 향후 데이터 간 관계를 구조화한 '온톨로지'를 구축해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근로자별 위험도를 사전에 알리는 경고 모델도 개발할 예정이다.

축적된 데이터는 품질과 안전뿐 아니라 설계 변경과 공정 차질, 원가 상승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도 활용된다. 과거 현장에서 발생한 변경 사항과 위험 요소를 신규 사업 기획 단계에서 미리 확인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막는 게 목표다. DL이앤씨는 약 200개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원가·품질·안전·설계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데이터 기반 AI는 현장 안전관리에도 활용된다. 회사는 2023년부터 현장 전사적자원관리(ERP) 플랫폼인 '어깨동무M'을 통해 근로자 출입과 안전·품질관리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 중국어와 베트남어 등 10개 언어로 외국인 근로자에게 현장 안전 공지를 자동 번역해 전달하는 'AI 다국어 안전공지'도 운영한다. 향후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TBM)와 위험성 평가에도 AI 적용을 확대하고 작업 계획과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험도를 분석하는 기능을 개발할 계획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앞으로 건설업의 AI 기술은 공정·원가·안전·품질 등 현장의 다양한 데이터를 연결해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공정 계획의 정확도를 높여 비용과 안전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할 수 있도록 데이터 인프라와 AI 에이전트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내 주식이 궁금할땐 머니투데이]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