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32위 추락, 일본은 '포트1' 꿈꾼다…JFA의 처절한 반성 "월드컵은 FIFA 랭킹이 결정"→한일 축구 '북중미 기점'으로 꿈꾸는 미래도 갈린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일본축구협회(JFA)가 FIFA 랭킹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월드컵에서 더 유리한 대진과 경기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선 결국 '포트1'에 포함될 정도의 높은 랭킹을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한국축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여파로 4년 7개월 만에 순위가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일본이 FIFA 랭킹을 미래 경쟁력으로 상정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사이, 한국은 월드컵 실패를 둘러싼 '말폭탄' 공방에 갇혀 건설적인 논의 첫발을 떼기조차 버거운 양상이다.
일본 '사커킹'은 22일 "JFA가 2026년도 제3차 기술위원회를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야마모토 마사쿠니 기술위원장은 취재진을 상대로 월드컵 복기를 주제로 한 브리핑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기술위원회에선 북중미 월드컵을 결산하는 시간이 마련됐고, 야마모토 위원장은 FIFA 랭킹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눈길을 모았다.
현재 일본의 FIFA 랭킹은 17위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첫 본선 진출 당시에는 50위권에 머물렀지만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한 2005년과 2011년엔 10위권까지 도약했다.
반면 월드컵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2006년과 2014년에는 다시 40~50위권으로 떨어진 경험도 있다.
2018년 9월 모리야스 하지메 현 대표팀 감독이 사무라이 블루 지휘봉을 잡았을 때 일본의 FIFA 랭킹은 54위였다.
이후 일본은 모리야스 체제에서 A매치 108경기 74승 15무 19패(승률 68.5%)를 쌓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고, 현재는 세계 17위까지 올라섰다.
야마모토 위원장은 "FIFA 랭킹에서도 일본축구는 한 단계, 두 단계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평가했다.
이날 그가 유독 랭킹을 강조한 이유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 체감한 현실 탓이었다.
일본은 북중미 대회 32강에서 브라질과 맞붙었는데, 경기 킥오프 시간이 현지시간 정오로 결정됐다.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 이후 사실상 이틀 반 만에 치러지는 강행군이었다.
대표팀 훈련 시간 선택에서도 '차별'이 있었다.
일본은 오전 훈련을 희망했지만 FIFA 랭킹이 더 높은 브라질이 먼저 오전 시간을 선택했고, 일본은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오후 1시부터 훈련을 소화해야 했다.
베이스캠프 배정은 물론 조별리그에서 각종 조건이 동일할 경우 적용되는 일부 우선순위에서도 FIFA 랭킹이 더 높은 국가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모토 위원장은 "분한 일이지만 결국 랭킹이 높은 팀들이 강하다"며 "2030년 지중해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선 반드시 포트1에 진입할 수 있도록 FIFA 랭킹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한국은 이번 월드컵 실패로 랭킹 급락이란 유탄을 온몸 구석구석 맞은 분위기다.
FIFA가 지난 21일 발표한 세계 랭킹에서 한국은 기존 25위에서 7계단 떨어진 32위를 마크했다.
2021년 12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30위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마주했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월드컵 성적이었다.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와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객관적 전력상 당초 무난한 조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1승 2패에 그치며 조 3위로 밀렸다.
각 조 3위 상위 8개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 진출권도 확보하지 못해 조별리그에서 대회를 일찌감치 마감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홍명보호는 멕시코 고지대 경기에 대비해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사전 적응 훈련을 실시했고, 첫 경기에서 체코를 2-1로 꺾으며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승첩을 신고했다.
하나 두 번째 멕시코전에서 김승규의 뼈아픈 실책이 결승 실점으로 이어져 0-1로 석패했고, 마지막 남아공전에서도 무기력한 졸전 끝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승점 1만 추가해도 32강 토너먼트행 가능성이 유력했지만 이를 놓치면서 충격적인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했다.
직전 대회까지 32개국이 출전한 기존 월드컵 규모를 고려하면 사실상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과 진배없는 초라한 성적이었다.
북중미 전장에서 한국은 FIFA 랭킹 포인트 32.91점을 잃었다.
월드컵 조 추첨 당시 22위까지 올라 2포트를 배정받은 것과 비교하면 불과 수개월 만에 순위가 크게 추락한 셈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17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유지했고 이란(22위), 호주(28위)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 32위로 아시아 4위에 자리했다.
북중미 대회 종료 후 일본이 '포트1 진입'을 차기 월드컵 핵심 과제로 삼으며 발전적 미래를 도모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다시 랭킹을 끌어올려 월드컵 본선 진출 경쟁력부터 회복해야 하는 '기초 숙제'를 떠안은 모양새다. 같은 아시아 강호지만 FIFA 랭킹을 위시로 한 양국의 현재 위치와 과제는 선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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