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에 돈 못 갚는 중기…연체율 1% 돌파, 11년 만에 최고
48%가 “작년 하반기보다 어려워”
가계 포함 전체 연체율도 0.67%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연체율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크게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등 일부 수출 업종이 초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중소기업에선 빚을 갚지 못하는 곳이 늘어나 K자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을 보면, 지난 5월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1.00%로 전월 말보다 0.10%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 연체율이 1%를 돌파한 건 2015년 5월(1.11%) 이후 11년 만이다.
세부적으로는 중소법인 연체율이 1.11%로 전월 말보다 0.13%포인트 상승했으며 개인사업자 연체율도 0.84%로 같은 기간 0.06%포인트 올랐다. 대기업 연체율 또한 0.27%로 전월 말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기업과 가계를 포함한 전체 연체율도 0.67%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상승해 2016년 10월(0.81%) 이후 9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내수 부진이 길어지는 데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대내외 충격에 특히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이 나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달 중소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경영 체감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악화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48.4%에 달했다.
수도권에서 중소 건설사를 운영 중인 A씨는 이날 통화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출 호조로 경기가 괜찮은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중소기업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최악”이라며 “회사 사정도 나빠졌지만 건설 경기 악화로 일용직의 일자리도 줄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소기업의 상황이 나아질 만한 뚜렷한 반등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리어 고환율과 금리 인상 등 금융여건은 한층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업 신용위험은 중동 등 대내외 경영 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연체율이 당장 시스템에 문제를 줄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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