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폭염 다 지나고 쿨링포그?…상인·시민들 ‘무더위 사투’
북구, 전통시장 기후대응쉼터 추진
당초 6월 말 준공서 8월 말로 연기
상인 간 ‘습기 우려’ 갈등 속 재설계
늑장행정에 “올해 효과없다” 지적

절기상 가장 무덥다는 대서(大暑)를 하루 앞둔 22일 오전 11시께 장날을 맞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말바우시장은 한낮의 열기로 달아올라 있었다.
시장 골목에 들어서자 후텁지근한 공기가 몸을 감쌌다. 천막 아래는 바람 한 점 통하지 않았고, 곳곳에 놓인 선풍기는 뜨거운 공기만 힘겹게 밀어냈다.
상인들은 손부채를 연신 흔들거나 수건으로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손님을 맞았다. 생선가게에서는 더위에 녹아내리는 얼음을 쉴 새 없이 보충했고, 채소가게 상인은 이마에 맺힌 땀을 훔쳐가며 좌판을 정리했다.
시장을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도 평소보다 빨랐다. 양산을 쓴 채 장바구니를 든 시민들은 손선풍기를 얼굴 가까이 가져다 댔고, 일부는 그늘진 점포 앞에서 잠시 숨을 돌리기도 했다.
의류를 판매하는 김유곤(70대)씨는 “점심만 지나면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덥다”며 “쿨링포그가 생긴다고 해서 올해는 조금 나아질 줄 알았는데 언제 생긴다는 말도 없고 올여름도 더위와 싸우다가 끝나겠다”고 아쉬워했다.
장을 보러 나온 이현자(54·여)씨도 “시장 안은 바람이 잘 통하지 않아 밖보다 훨씬 덥게 느껴진다”며 “시원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하루빨리 설치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장 곳곳에서는 폭염을 식혀줄 쿨링포그를 찾아볼 수 없었다. 대서를 하루 앞둔 이날까지도 설치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북구는 총사업비 2억4천만원(기금 1억2천만원·시비 6천만원·구비 6천만원)을 투입해 말바우시장 일원 450m 구간에 쿨링포그를 설치하는 ‘전통시장 기후대응쉼터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올해 1월부터 시작돼 8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중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환경부의 ‘기후위기 취약계층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추진됐다.
북구는 국비를 확보해 폭염에 취약한 전통시장 상인과 이용객들의 온열질환을 예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당초 북구는 여름철 폭염에 대비해 6월 말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건어물 등 습기에 민감한 업종 상인들의 반대가 제기되면서 설치 구간을 다시 설계하는 과정에서 일정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북구 관계자는 “습기에 취약한 점포들의 의견을 반영해 설치 구간을 조정하다 보니 공사가 지연됐다”며 “현재 공사를 진행 중으로 8월 말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건어물을 취급하는 일부 상인들은 쿨링포그에서 분사되는 미세한 물안개가 상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농산물과 식품 등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폭염이 이어지는 만큼 조속한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채소를 판매하는 이모(70대·여)씨는 “폭염 대책이라면 가장 더울 때 가동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절기상 가장 덥다는 대서가 지나서야 시설이 완공되면 올해는 제대로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폭염은 기다려주지 않는데 사업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게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윤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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