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근육 속 ‘에너지 공장’의 힘, 男 인지 저하 늦춘다

이석호 기자 2026. 7. 2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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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506명 12년 추적...근육 미토콘드리아 기능 분석
인지저하 지연 연관성, 남성에서만 확인...성별 차이 뚜렷
男은 혈당, 女는 헤모글로빈...인지 저하 연결고리 달라
女 월경에 따른 혈액 손실, 인지 기능과 연관될 수도
챗지피티 생성

노년기 근육의 에너지 생산 능력이 잘 유지될수록 인지 기능 저하가 늦춰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러한 연관성이 남성에서만 확인돼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였다.

◆ 고령자 506명 12년 추적...근육 미토콘드리아 기능 분석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 연구팀은 근육 속 미토콘드리아의 기능과 인지 기능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 '에너지 공장'으로 불리는 소기관이다. 노화가 진행되면 ATP(세포의 에너지원) 생산은 감소하고 활성산소가 증가하면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근감소증뿐 아니라 신경퇴행성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미국 '볼티모어 노화 종단연구(BLSA)' 코호트에 참여한 60세 이상 성인 506명(평균 연령 74.4세)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대 12년간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자기공명분광법(몸속 대사물질을 자기공명 장비로 측정하는 기법)을 활용해 허벅지 근육(외측광근)의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생산 능력을 평가했다.

참가자들은 스캐너 안에서 강한 무릎 펴기 운동으로 근육 속 인산크레아틴을 33~66%까지 소모한 뒤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는지를 측정했다. 회복 속도가 빠를수록 미토콘드리아가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인지 기능은 간이정신상태검사(MMSE)를 비롯해 기억력, 언어유창성, 처리속도, 집행기능 등을 평가하는 신경심리검사를 시행하고, 이를 종합해 인지 복합점수를 산출했다.

◆ 인지 저하 지연 연관성, 남성에서만 확인...성별 차이 뚜렷

분석 결과, 일시적으로는 근육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좋을수록 종합 인지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간에 따른 변화를 추적한 결과에서는 성별에 따라 차이가 뚜렷했다. 인지 저하 속도가 더 느린 경향은 남성에서만 관찰됐다. 여성의 경우에는 근육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인지 변화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민감도 분석에서도 결과는 일관됐다. 경도인지장애(MCI) 진단 이후 시행된 인지 기능 검사를 제외하거나 이상치를 제거한 뒤 신체활동과 APOE ε4 보유 여부, 혈관질환, 인종 등을 추가로 보정해도 남성에서만 나타난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근육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장기적으로 인지 노화와 밀접하게 연관될 가능성을 확인한 결과로 평가했다. 앞선 연구에서도 근육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는 뇌 위축과 보행 능력 저하, 인지 기능 저하 위험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인 만큼 이러한 연관성이 나타나는 원인이나 기전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 男은 혈당, 女는 헤모글로빈...인지 저하 연결고리 달라

연구팀은 남녀에서 서로 다른 결과가 나타난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혈당과 지질, 대사, 염증 등 혈액검사로 측정한 64개의 임상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매개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과 여성은 근육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인지 기능을 연결하는 생물학적 경로가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에서는 당화혈색소(HbA1c)와 공복혈당이 근육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종합 인지 점수의 연관성을 가장 잘 설명했다. 비타민 B12와 글로불린, 총단백질도 일부 매개효과를 보였지만, 기여도는 혈당 관련 지표보다 작았다. 연구팀은 남성에서는 근육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대사 중심 경로를 통해 인지 기능과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했다.

반면 여성에서는 적혈구침강속도(염증이 있을 때 수치가 오르는 혈액 지표)와 헤모글로빈, 헤마토크리트(혈액에서 적혈구가 차지하는 비율)가 근육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종합 인지 점수의 연관성에 관여하는 주요 매개 인자로 확인됐다. 다만 이들 지표는 장기적 인지 기능 변화까지 설명하지 못했다.

◆ 女 월경에 따른 혈액 손실, 인지 기능과 연관될 수도

연구팀은 남성에서는 혈당 조절과 관련된 대사 경로가, 여성에서는 헤모글로빈·헤마토크리트와 연관된 혈액·염증 경로가 근육 미토콘드리아와 인지 기능을 연결하는 주요 생물학적 경로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여성이 헤모글로빈과 헤마토크리트가 낮은 경향은 평생 반복된 월경에 따른 혈액 손실의 영향을 일부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산소 운반 능력이 저하되면 근육과 뇌의 에너지 대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남성의 경우에는 혈당 조절 이상을 포함한 대사 기능이 근육 미토콘드리아와 인지 기능을 잇는 핵심 연결고리일 가능성이 제시됐다.

다만 표본 규모가 비교적 크지 않았고, 일부 매개효과는 다중비교 보정을 이후 통계적 유의성이 유지되지 않았다. 연구 대상자 역시 일반 고령층보다 건강하고 교육 수준이 높아 전체 인구로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1일(현지 시간) 노화 분야 국제 학술지 '에이징 셀(Aging Cell)'에 온라인으로 실렸다.

Source

Tian, Q., A. Ambegaonkar, and L. Ferrucci. 2026. "Muscle Mitochondrial Oxidative Capacity and Cognitive Decline Over up to a Decade: Sex Differences." Aging C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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