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바닥론 띄운 월가…“반도체 매도세 멈출것”
주춤했던 메모리값 이달 급등 확인
레버리지 물량 하락장 속 다수 청산
빅테크 설비투자 감소 가능성도 뚝
하이퍼스케일러 실적 분수령 될듯

코스피지수가 6000선대로 내려오자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일제히 펀더멘털 타격 없이 주가가 저점을 찍었다는 ‘바닥론’을 꺼내들었다. 7월 들어 급락세를 이어가던 국내외 반도체 주가가 반등 신호를 보이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메모리 가격 고점 우려는 통계로 반박됐고 빅테크 설비투자 지속성 또한 서버 제조사 수주 잔액을 통해 간접 증명되는 중이다. 수급을 짓누르던 레버리지 물량 또한 연이은 하락장 속 대다수 청산되며 매도세가 ‘바닥’에 닿았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코스피가 바닥에 근접했다며 최근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진단했다. 지수 목표치는 9000을 유지했다. 조지프 무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다른 산업에서 나타나는 혼재된 신호가 메모리 시장을 흔들고 있지만 이는 본질적인 수급을 바꾸지는 못한다”며 “인공지능(AI) 수요를 충족하기에 메모리 공급이 충분하지 않고 이런 상황이 바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JP모건은 한국 주식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과 향후 12개월 코스피 목표치 1만 2500을 유지했다. UBS 역시 최근 반도체 및 모멘텀주의 극심한 매도세가 7월 말 전후로 바닥을 다질 것이라며 수급 반전 시 가파른 상승이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급락을 부르던 우려 사항이 하나둘 지워지며 주가가 본격적인 회복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중요한 메모리 가격이 7월 들어 급등세다. 메리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중동의 소버린 AI 구축용 구매 본격화에 7월 중순부터 서버용 64GB DDR5 D램 현물 판가가 6월 말 고정 거래가 대비 최대 146% 상승했다고 짚었다. 메모리 수요처가 빅테크에서 중동 ‘오일 머니’로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수출 데이터 역시 가격 급등을 뒷받침한다. 관세청 7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모듈을 포함한 D램 ㎏당 수출 단가는 전년 대비 523%, 전월 대비 21% 올랐다. 메모리 가격 고점 시기가 내년이 아닌 2028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메모리 공급 대비 수요 초과 비율이 2026년 110%, 2027년 121%, 2028년 129%로 상승해 2028년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어 애널리스트 또한 3분기 메모리 가격이 25% 이상 상승하고 2028년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크아웃론의 핵심 근거인 빅테크 설비투자 감소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설비투자 ‘중간 다리’인 서버·인프라 제조사들이 연이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 중인 덕이다. 슈퍼마이크로는 21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에서 AI 서버 수주 잔액이 600억 달러(약 89조 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레버리지로 과열됐던 수급 또한 강제 청산 매물 소화를 통해 반전되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자산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청산이 약 75%가량 진행됐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시장 상황도 유사하다. 데일리차트북 집계에 따르면 미국 레버리지 반도체 ETF 총 운용자산(AUM) 역시 6월 정점 1630억 달러에서 현재 1000억 달러로 38.7% 감소하며 과열 해소 국면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0.58% 상승한 26만 500원에 거래를 마쳐 이틀 연속 상승했다. 전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삼성전자를 메모리 호황기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으며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하순으로 집중된 반도체·하이퍼스케일러 실적 발표가 랠리 재점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4일 인텔, 29일 SK하이닉스(000660), 30일 삼성전자, 31일 아마존이 연달아 실적을 내놓는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기공급계약(LTA)이 가져올 메모리 사이클 연장과 AI 맞춤형 시너지 등 중장기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며 “과도한 주가 하락으로 심각한 저평가 구간인 만큼 현시점을 한국 반도체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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