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사자’ vs 개미 ‘팔자’…아직은 힘 못받는 ‘삼전닉스’

외국인이 3거래일 연속 3조5000억원 가량 폭풍 매수에 나서며 본격 귀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이 컴백해 ‘사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개인과 기관의 ‘팔자’에 지수는 ‘찔끔’ 오르는데 그쳤다.
돌아온 외국인 3거래일 연속 ‘사자’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74%(49.75포인트) 오른 6797.90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장중 5% 넘게 뛰며 ‘7천피’를 터치, 올해 20번째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 일시정지)가 발동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을 거의 다 반납하며 6700대에서 마감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2176억원, 1조3963억원을 팔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반면 외국인은 2조6120억원을 순매수 하며 이번주 들어 3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섰다. 외국인은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총 8360억원을 사들인데 이어 이날도 2조 6211억원을 사며 순매수 규모를 키우고 있다. 사흘간 순매수액은 3조4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주로 반도체 업종으로 몰리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전기·전자업종 순매수액은 3조1817억원에 달한다.
최근 코스피가 급격한 조정을 겪자 가격 매력이 커졌다는 인식이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이달에만 18.1% 급락했는데,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6배를 밑도는 역사적인 저평가 구간에 놓인 만큼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보면 최근 단기 급락에 따른 코스피 저평가 메리트는 높아진 상황”이라며 “실적에 대한 우려가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면 점진적으로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짚었다.
외국계 IB “코스피 바닥 접근, 곧 반등”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JP모건 등도 최근 급락한 코스피가 곧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21일(현지시간) 모간스탠리는 최근 조정 폭이 크지만 코스피가 바닥에 근접했다며 기본 시나리오 목표치 9000포인트(p)를 유지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평가 가치도 역사적 저점 수준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또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이 2028년까지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최근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 조정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JP모건도 코스피 ‘비중확대’ 의견과 12개월 목표 지수 1만2000p를 유지했다. JP모건은 최근 코스피 하락은 강도 높은 차입 투자 청산(디레버리징)이 주도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차입 투자 청산 과정이 막파지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펀더멘탈도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은 “한국 기업 이익 증가율은 2025년과 같은 폭발적인 수준보다 둔화되겠지만 높아진 이익 수준이 유지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AI 모델 성능·자금조달 여건·데이터센터 임대료 등 주요 선행지표도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수급 지속 여부에 ‘촉각’
증권가는 최근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컸던 만큼 당분가 추가적인 매도 압력은 제한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된 만큼 추가 매도 압력도 완화되는 중이라는 분석이다.
변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의 가장 큰 요인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가 폭등에 따른 엄청난 수익률에 대한 차익 실현”이라며 “단기 시황 측면에서 시장이 급락할 만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의 변화는 제한적이었던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단기 수급의 부담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중심의 한국 증시에 대한 차익실현과 비중 축소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집입했을 확률이 높아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번주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가 시작되는 가운데 실적 결과에 따라 외국인의 수급이 갈릴 수 있는 만큼 추가 매수세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23일 새벽 알파벳 실적이 공개된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대규모 투자 계획을 제시할 경우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수 있다. 반면 알파벳이 자본지출 축소에 나설 경우 (인공지능)AI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며 추가 주가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최근 연속적인 코스피 순매수는 긍정적인 신호이나 추세적인 상승 전환 확인은 유보한다”며 “미국 대형 기술주 실적 발표 이후 수급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미정 기자 m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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