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보험 든다” 암·심장질환 이력도 가입 가능…올 상반기 13조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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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간편심사)보험 시장이 올해 상반기에만 13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올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 시장도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생명·손해보험 10개사의 올해 상반기 유병자보험 원수보험료(수입보험료)는 13조2129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병자보험 시장은) 고객의 병력에 따라 요율을 세분화해 고객별 최적의 보험료 설계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화 중"이라면서 "건강한 가입자가 줄어드는 시대에, 병력이 있는 고객 중에서라도 상대적으로 건강한 사람을 찾아내려는 경쟁이 벌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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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새 전년의 75% 육박…올해 실손 시장 넘을 듯
초고령화·IFRS17 맞물려 보험산업의 주력 시장으로
고지 세분화 경쟁…“유병자 중 건강한 고객 찾아라”
신계약 건수는 감소 추세…손해율 90% 규제도 변수
![초고령화로 만성질환자가 늘면서 보험사들은 병력에 따라 고지 항목과 보험료를 잘게 쪼개는 ‘맞춤형’ 경쟁에 나서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2/ned/20260722170218949lgrv.png)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병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간편심사)보험 시장이 올해 상반기에만 1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실적(약 17조8000억원)의 75%에 육박하는 규모를 반년 새 채운 것으로, 올해 연간으로는 2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올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 시장도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생명·손해보험 10개사의 올해 상반기 유병자보험 원수보험료(수입보험료)는 13조212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년 만에 2023년(11조8410억원)의 연간 보험료 수준을 넘어선 것은 물론, 지난해 연간 실적인 17조7878억원의 74.3%에 이르는 수준이다.
유병자보험 시장은 최근 2년 새 50%(11.8조→17.8조) 넘게 성장했으며, 특히 손보업계에서 매해 3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실적은 20조원을 크게 웃돌 것이란 전망과 함께 실손보험 시장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실손보험 보험료 수익은 18조원으로, 유병자보험(10개사)과의 격차는 1800억원 수준까지 좁혀진 상태였다.

유병자보험은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이나 과거 병력이 있는 사람도 가입할 수 있도록 심사 기준을 완화한 건강보험이다. 통상 ‘3·10·5’ 등의 숫자를 붙여 ▷3개월 내 입원·수술 여부 ▷10년 내 암 진단 여부 ▷5년 내 중증질환 이력 등만 확인한다.
시장이 커지는 배경으로 만성질환을 안고 생활하는 인구가 빠르게 늘어난 점과 아팠던 사람일수록 보험을 더 찾는다는 보험업계 속성이 복합적으로 꼽힌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유병자보험은 일반 상품보다 보험료가 높아, 새 회계제도(IFRS17) 아래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쌓기에 유리한 상품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단순히 가입 문턱을 낮추는 경쟁을 넘어, 병력의 종류와 무사고 기간에 따라 고지 항목과 보험료를 잘게 쪼개는 방향으로 상품 경쟁이 진화하고 있다. 예컨대 한 보험사는 암 병력과 심뇌혈관질환 병력을 각각 따로 고지하는 간편보험 신상품을 내놨고, 또 다른 보험사는 암 관련 고지만으로 가입하는 상품과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고당지) 여부를 추가로 알리면 보험료를 낮춰주는 상품을 운용 중이다.
빠르게 크는 시장인 만큼 무턱대고 가입하기보다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 유병자보험은 아픈 사람을 받아주는 대신 보험료가 비싸다. 같은 보장이라도 일반 건강보험보다 통상 20~50%가량 높고, 입원·수술비 보장 한도는 낮게 설계된 경우가 많다. 비갱신형 상품이라도 특약이 자동 갱신되는 구조면 오래 유지할수록 전체 보험료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최근에는 병력이 가볍거나 무사고 기간이 길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상품이 늘어나는 만큼, 건강 상태에 맞는 고지유형을 골라 2~3개 상품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과거 진단 이력을 빠뜨리면 보험금 지급이 거절될 수 있어 진단서·처방전을 미리 확인하고 사실대로 알려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병자보험 시장은) 고객의 병력에 따라 요율을 세분화해 고객별 최적의 보험료 설계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화 중”이라면서 “건강한 가입자가 줄어드는 시대에, 병력이 있는 고객 중에서라도 상대적으로 건강한 사람을 찾아내려는 경쟁이 벌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이 인수 가능 질환을 넓히고 만성질환 고지 기준을 세분화하는 등 유병자보험 가입 문턱을 잇달아 낮추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2/ned/20260722170219426nhde.jpg)
다만 몸집이 커진 것과 별개로, 새로 들어오는 고객은 줄었다. 생손보 10개사의 유병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2024년 616만건을 정점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527만건을 기록하면서 14.4% 줄었고, 올해도 상반기 243만건에 그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장기 인(人)보험 시장 전반의 위축과 함께, 소액·여러 건 계약보다 적정 보험료 수준의 계약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전략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 시장 확대에 따라 일부 손해율 부담 요인은 있지만, 인수 기준과 손해율 관리를 병행하며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규제 변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사들이 새 담보를 설계할 때, 아직 손해 통계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면 미래에 나갈 보험금을 보수적으로(예정손해율 90%) 잡도록 했다. 문제는 간편보험의 특성이다. 일반 상품에서 이미 수년간 팔려 통계가 쌓인 담보라도, 고지 항목을 새로 짜서 간편보험으로 내놓으면 ‘새 담보’로 분류돼 이 보수적 기준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이렇게 되면 실제보다 수익성이 낮게 계산돼, 보험사가 새 간편보험을 내놓을 유인이 줄어든다.
보험업계는 이런 우려에도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초고령화로 유병자보험을 찾는 수요 자체가 구조적으로 늘고 있어, 보험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일정한 판매가 이어지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팠던 사람일수록 보험을 더 찾고, 그런 고객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사실상 유병자보험뿐”이라며 “속도 조절은 있을 수 있어도, 수요가 사라지는 시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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