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A ERA 2.55도 안심 못한다"…39세 카라스코, 나이 걱정 지울 수 있을까

정철우 2026. 7. 2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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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112승보다 중요한 현재…트리플A 호투 안고 LG행
39세 베테랑에게 가장 큰 적은 타자가 아니다…고온다습한 KBO 여름의 체력전
페덱처럼 분위기 바꿀 반전 카드 될까…첫인상보다 '8월 생존'이 더 중요하다
출처:LG 트윈스

(MHN 정철우 기자) LG 트윈스가 후반기 승부수를 던졌다. 선택은 화려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12승을 거둔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데려오며 선발진에 무게를 더했다. 그러나 이번 영입의 성패를 가를 변수는 메이저리그 경력보다 트리플A에서 보여준 현재의 경쟁력과 한국 여름이라는 낯선 환경이 어떻게 충돌하느냐에 달려 있다.

LG는 22일 카라스코와 총액 36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메이저리그에서만 17시즌 동안 343경기에 등판해 112승을 거둔 베테랑이다. 2017년에는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18승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다승왕에 오르기도 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올 시즌 성적이다. 빅리그에서는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94를 기록했지만, 트리플A에서는 분위기가 달랐다. 선발 6경기를 포함한 8경기에서 35⅓이닝을 던져 2승1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하며 여전히 선발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LG도 바로 이 부분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과거의 이름값이 아니라 아직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를 확인했기 때문에 영입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트리플A에서의 성공이 곧바로 KBO리그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환경이다.

미국 마이너리그와 한국 프로야구는 경기 방식은 비슷하지만 여름을 버티는 조건은 크게 다르다. 한국은 7월과 8월이면 높은 기온과 습도가 이어진다. 체감온도가 35도를 넘나드는 환경에서 선발투수는 매 경기 80~100개 이상의 공을 던져야 한다. 특히 잠실, 대구, 광주처럼 무더위가 심한 구장에서는 체력 관리가 경기력과 직결된다.

여기에 카라스코는 1987년생이다. 39세의 나이는 풍부한 경험이라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체력 회복 속도에서는 분명한 변수다. 젊은 투수라면 하루 이틀이면 회복될 피로가 베테랑에게는 로테이션 전체를 흔드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결국 LG가 확인해야 할 것은 평균자책점 2.55라는 숫자 자체가 아니다.

그 성적을 만든 몸 상태가 한국의 무더위에서도 유지될 수 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카라스코는 이제 강속구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이 아니다. 경기 운영과 제구, 변화구의 완성도로 승부하는 투수다. 이런 유형의 투수일수록 하체 힘이 떨어지거나 피로가 누적되면 제구가 먼저 흔들리고 변화구의 예리함도 함께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번 영입은 경험과 체력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 입장에서도 시간이 많지 않다. 후반기 우승 경쟁은 한 경기, 한 경기의 흐름이 순위를 바꾼다. 새 외국인 투수가 초반부터 계산이 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선발진이 안정을 찾고 불펜 운용도 여유를 얻을 수 있다.

최근 삼성 라이온즈가 영입한 크리스 페덱은 데뷔전 호투 하나로 팀 분위기 자체를 바꾸는 효과를 만들었다. 외국인 에이스가 던지는 첫 경기의 의미가 단순한 1승을 넘어서는 이유다. 선수단 전체가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고, 팀의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

LG 역시 카라스코에게 그런 반전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기대와 현실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트리플A에서 보여준 안정감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한국의 여름은 기록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높은 습도와 무더위, 촘촘한 일정, 새로운 리그 적응까지 모두 이겨내야 비로소 그 기록이 의미를 갖는다.

결국 이번 계약은 트리플A 평균자책점 2.55와 한국 여름의 무더위가 정면으로 맞붙는 승부라고 볼 수 있다. 카라스코가 경험으로 더위를 이겨낸다면 LG는 우승 경쟁의 동력을 되찾을 수 있다. 반대로 체력이 예상보다 빨리 떨어진다면 메이저리그 112승이라는 화려한 이력도 후반기 반전 카드가 되기는 쉽지 않다.

LG가 영입한 것은 과거의 명성이 아니라 현재의 경쟁력이다. 그리고 그 경쟁력의 진짜 시험대는 첫 등판이 아니라, 가장 덥고 가장 힘든 한국의 여름 한복판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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