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5년 만에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 없애...국가 채무만 키우나

류호 2026. 7. 2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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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정부 첫 호네부토 방침 확정
재정 건전성보다 적극적 재정 투입 강조
'재정 건전화' 표현도 25년 만에 수정
시장은 부채 비율 더 커질 것으로 우려
다카이치 사나에(오른쪽) 일본 총리가 21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경제재정정책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 방침(호네부토 방침)'을 확정했다. 도쿄=지지·AFP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 방침(호네부토 방침)'을 확정하면서 25년 만에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를 삭제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 투입을 강조하려 '재정 건전화' 표현도 지웠다. 그러나 시장에선 향후 금리 향방에 따라 목표 달성이 흔들리고, 가뜩이나 높은 국가 채무 규모만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일본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열린 각의(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호네부토 방침을 결정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올해를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의 원년으로, 정책 목표를 '강한 경제 실현'으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우주 등 17개 핵심 성장 분야에 민관이 370조 엔(약 3,357조 원)을 투자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연 3%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정 확대로 경제 성장을 이끌고, 이를 통해 국가 채무 비율도 낮춘다는 구상이다.

이를 실현하고자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를 삭제했다. 기초재정수지는 정책 지출을 국채 발행 없이 세수만으로 충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적자가 지속되면 국가 채무만 늘어난다. 이 표현은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부 때부터 유지해 온 것으로, '아베노믹스'라는 재정 확대 정책을 내세운 아베 신조 정부 때도 제외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정부는 게다가 '단년도 흑자화를 기계적으로 추구하지 않는다', '일시적인 악화도 허용한다'고 명시했다.

일본 국기인 일장기가 지난해 6월 16일 도쿄 일본은행 청사에서 펄럭이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또 재정 건전화 표현을 삭제하는 대신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이 부분을 수정한 것 역시 2001년 이후 25년 만이다. 닛케이는 "적극적인 재정으로의 전환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라며 "구조개혁을 강조한 2001년 첫 호네부토와 크게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달 말 초안 공개 이후 정부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견제하려 한다고 해석되면서 국채 가격과 통화 가치가 동시에 하락하는 '호네부토 쇼크'가 발생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재정이 악화할 것을 우려해 시장이 반응한 것이다. 정부는 급하게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규정한 일본은행법 제3조를 중시한다는 각주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수정해 호네부토 방침을 확정했다.

그러나 정부의 자신감과 달리 시장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호네부토 쇼크가 일어난 것처럼 경제 성장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 채 국가 부채 비율만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일본의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일본의 올해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204.4%로, 이탈리아(128.8%), 미국(125.8%), 프랑스(118%)보다 압도적으로 높으며, 한국(54.4%)의 4배 수준이다.

정부가 경기 부양에 투입할 재원 조달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점도 우려를 키운다. 게다가 내년 4월부터 식료품 소비세를 현 8%에서 1%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재정 악화 우려는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에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정부 예산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돈도 줄어 정책 운용의 폭이 좁아진다"고 지적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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