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히자 신용대출도 ‘오픈런’… “아침 9시에도 한도 소진”

강정아 기자 2026. 7. 2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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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29)는 최근 사흘째 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신용대출을 신청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은행이 정해놓은 하루 대출 취급 한도가 조기에 소진되면서 신청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모바일 대출 한도가 소진돼 지점을 직접 찾는 고객이 늘었다"며 "지점별로 별도의 대출 총량을 정해 관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맞춰 전체적인 취급 규모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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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29)는 최근 사흘째 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신용대출을 신청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은행이 정해놓은 하루 대출 취급 한도가 조기에 소진되면서 신청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목돈이 필요해 자정과 오전 6시, 오전 9시 등 시간대를 바꿔가며 앱에 접속했지만, 매번 한도가 소진됐다는 안내만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뉴스1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공급을 줄이자 신용대출을 받기 위한 ‘오픈런’까지 나타나고 있다. 주택대출 한도가 줄거나 접수가 조기에 마감되면서 부족한 자금을 신용대출로 충당하려는 수요까지 몰렸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업무가 시작되는 시간에 맞춰 앱에 접속하거나 영업점을 찾아도 대출 신청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높아진 대출 문턱…앱도 창구도 ‘선착순’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출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모바일 앱뿐 아니라 은행 영업점에서도 치열하다. 이달 아파트를 계약한 30대 B씨는 “통상 잔금일 60일 전부터 대출 신청을 받는데, 신청 가능 시기가 되기도 전에 9월 실행 물량이 모두 마감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주말에 경기 하남의 지점까지 찾아가 겨우 신청서를 접수했다. 월요일까지 기다렸다면 대출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월별 대출 실행 한도를 미리 배정하면서 두 달 뒤 실행 예정인 대출 물량까지 조기에 소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주택 관련 대출 문턱을 잇달아 높였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초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의 최대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다. 신한은행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중단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10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의 모집인 접수를 받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 앱 내 직장인 신용대출 서비스 당일 대출한도 소진 안내. /독자 제공

은행들이 대출 공급을 줄이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월별·분기별·반기별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승인 규모는 지난 5월 5조5917억원에서 6월 7조2611억원으로 1조6694억원 증가했다. 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지자 은행들이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신규 대출 취급 규모를 줄이고 나선 것이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모바일 대출 한도가 소진돼 지점을 직접 찾는 고객이 늘었다”며 “지점별로 별도의 대출 총량을 정해 관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맞춰 전체적인 취급 규모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막히자 ‘부모님 찬스’로 급한불 끄기도

대출 규제로 아파트 잔금을 치러야 하는 실수요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잔금일보다 대출 신청일이 더 걱정된다”, “매일 은행 앱만 들여다보고 있다”, “주담대도 신용대출도 모두 전쟁”이라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 초 아파트 잔금을 치러야 했던 직장인 C씨(30)는 “당초 대출 상담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 6억원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대출 실행을 앞두고 확인한 결과 실제 가능한 금액은 5억원으로 줄었다”며 “결국 부족한 1억원은 부모님이 신용대출을 받아 마련해야 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이 막혔다는 사례가 공유되고 있다. /스레드 캡처

◇부동산 정책 토론회 ‘분기점’될까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완화하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현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부동산 정책 토론회를 기점으로 변화 가능성도 열려있다.

토론회에 앞서 국민 부동산 정책 제안을 받았는데, 이날 오후 3시 기준 4661건 가운데 2029건(43.6%)가 ‘주택금융’ 관련 내용이었다. ‘주택공급’ 1460건(31.3%), ‘부동산세제’ 1172건(25.1%) 등을 제치고 가장 많았다.

특히 주택금융 관련 제안 중 중도금·잔금 대출 규제 등을 완화해달라는 목소리가 컸다. 한 제안자는 잔금 대출이 막힌 상황을 호소하며 “투기 목적도 아니고 다주택자도 아닌 실거주를 위한 1가구 1주택자의 정상적 주택 거래까지 막히는 것은 정책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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