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인문학 교수까지...AI 인재 싹쓸이하는 빅테크

미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은 이달 초 젤라니 넬슨 UC버클리 전기공학·컴퓨터과학과장을 개발자로 영입했다. 중국 기업과 AI 모델 개발 경쟁이 격화되자 이 분야 최고 석학을 끌어들인 것이다. 앤스로픽은 또 미 주요 대학에서 경제학자(스탠퍼드대)·이론물리학자(메릴랜드대)·분석철학자(UT오스틴) 등 AI가 아닌 전공 분야 교수들도 연구자로 대거 채용했다. 단순 코딩 기술 개발을 넘어 AI의 수학적 기초를 다지고 인간 수준의 복잡한 추론과 윤리적 판단력을 구현하기 위해 순수 학문 석학까지 대거 끌어들인 것이다.
최근 미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대학 교수 영입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1일 미 월간지 디애틀랜틱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구글 딥마인드·메타·오픈AI·앤스로픽 등 4개 AI 기업에서 미국 대학가에서 영입한 교수가 8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등 AI 핵심 분야 전문가에 국한됐던 영입 대상이 기초 학문 등 전 분야로 확대되며 대학가의 ‘두뇌 유출’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입된 인재들의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오픈AI는 올 들어 블랙홀과 끈 이론을 연구하는 석학급 수학자와 물리학자들을 대거 채용했고, 구글 딥마인드와 앤스로픽은 AI 윤리와 위험을 다루는 철학자들을 영입했다. 최근 메타의 AI 연구소에도 최소 3명의 컴퓨터과학 교수가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교수의 평균 연봉을 10배 이상 웃도는 파격적인 보상과 스톡옵션, 여기에 최첨단 AI 연구에 필수적인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교수들의 이탈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 대학가에서는 이러한 두뇌 유출이 AI 연구 기반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지도 교수의 이탈로 후학 양성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기업으로 들어간 연구자들이 보안을 이유로 논문 발표를 대폭 줄이면서 학문의 개방성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디애틀랜틱은 “기업의 과도한 AI 인재 영입으로 대학의 교육·연구 기능이 흔들리고 있다”며 “상업적 이익에 쏠린 연구 구조 탓에 공공 목적의 기초 연구와 AI 윤리·안전 분야가 위축될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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