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재학생 “민주교육 시간에 2명 빼고 전원 취침” 폭로 파장
5·18 비하 발언으로 출전정지 징계 받았으나 1개월로 경감돼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 5·18 민주화운동 비하 응원 논란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배재고등학교가 후속 대처로 실시한 민주시민교육에서 학생 대부분이 잠을 자는 등 파행적으로 진행됐다는 재학생의 폭로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21일 청소년 언론사 ‘토끼풀’은 배재고 한 재학생과의 인터뷰를 인용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배재고 재학생 A군은 해당 인터뷰에서 학교 측이 주관한 민주시민교육 당시의 실태를 비판했다.
A군은 “학교에서 가능한 한 인터뷰에 응하지 말라고 했다”면서도 “30명이 넘는 반 학생들 가운데 나를 포함해 2명만 깨어 있었고 나머지는 전부 잤다”고 당시 상황을 폭로했다.
그는 강의를 맡은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자도 상관없는데 들을 학생들은 확실히 들으라”고 말하자, 학생들이 일제히 자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육 내용에 대해서도 “혐오 표현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나쁜 것이니 하지 말라 정도의 설명만 있었을 뿐, 어떤 혐오 표현이 있는지, 왜 나쁜지 전혀 배우지 않았다”며 “소위 하는 둥 마는 둥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 분위기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위기의식을 갖는 학생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의를 진행한 이재오 이사장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5·18 혐오 표현을 직접 언급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설명하며 “진짜 자라는 의미가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배재고는 지난달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일고와의 1회전에서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는 5월 불거졌던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논란을 떠올리게 하며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정치권까지 번지며 거세지자, 배재고 학생 선수 전원과 교직원 등 80여 명은 6일 광주제일고를 찾아가 직접 사과하고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배재고 야구부의 징계를 기존 출전정지 6개월에서 1개월로 감경해 봉황대기 출전이 가능해진 상태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광주제일고 측은 배재고의 사과와 반성 과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징계 감경 결정을 수용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규연 광주제일고 교장은 21일 뉴스1과 통화에서 “학생들 입장을 생각한다면 (징계 감경은) 더욱 다행스러운 결과”라며 “이제는 어른들의 몫이다. 사회적 논란이 될 사안이 이제는 마무리되는 수순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시민교육 파행 논란에 대해서도 “배재고도 열심히 노력한 것으로 안다. 단체생활을 하다 보면 한두 명의 문제로 전체가 거론되는 경우가 있다”며 “학교 측의 노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봐야 하고, 너무 어쨌다 저쨌다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손종욱 기자 hand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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