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증시’ 논란 끝이 아니다…레버리지ETF가 만든 회사채 ‘돈맥경화’ [기자24시]

오귀환 기자(oh.gwuihwan@mk.co.kr) 2026. 7. 2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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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논란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스스로 두 배 수익률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공교롭게도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국내 증시는 위아래로 크게 흔들렸다. 금리 인상이 예고돼 가뜩이나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에, 레버리지 ETF가 서릿발을 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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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논란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개인 투자자 손실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로이터 역시 “레버리지 투자가 한국 증시를 거친 카지노(wild casino)로 왜곡시켰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금융당국은 결국 지난 16일 레버리지 ETF 보완책을 내놓았다.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올리고, 매매단위를 20주로 묶고, 증권사의 괴리율 관리를 더 엄격하게 보겠다는 것이다. 전부 개인 투자자가 이 상품에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조치로 ‘투자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졌다.

모두가 ‘투자자 보호’에 주목하는 사이, 기업들의 자금 조달 창구 중 하나인 회사채 시장은 조용히 흔들렸다. 이유는 레버리지 ETF의 구조에 있다. 레버리지 ETF는 스스로 두 배 수익률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 몫을 대신 짊어지는 게 유동성공급자(LP) 증권사다. 이들은 주식선물을 사둔 채 매일 손익을 정산하는데, 주가가 출렁일수록 증거금을 계속 얹어야 한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증권사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공교롭게도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국내 증시는 위아래로 크게 흔들렸다. 결국 증거금을 마련하느라 돈이 부족해진 증권사들은 채권 발행으로 눈길을 돌렸다. 문제는 회사채 시장의 자금이 한정돼있다는 점이다. 증권사가 채권 발행을 늘리는 만큼, 다른 기업에 흘러갈 돈은 그만큼 줄어든다. 금리 인상이 예고돼 가뜩이나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에, 레버리지 ETF가 서릿발을 더한 셈이다.

금융당국이 이 ETF를 승인할 때 가장 많이 고려했을 사항은 개인 투자자 보호였을 것이다. 그런데 투자자의 계좌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여건마저 악화하고 있다. 금융상품 하나가 실물경제의 돈줄을 죄고 있다는 사실을, 정작 이를 승인하고 관리하던 당국은 보지 못한 셈이다.

물론 레버리지 ETF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다. 투자 상품의 선택지가 넓어졌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개인 투자자에게도 분명한 이익이 될 수 있다. 다만 선택지가 넓어지는 사이, 이 상품과 아무 상관 없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 창구도 조금씩 좁아지고 있다. 누군가의 투자가 만들어낸 ‘돈맥경화’를 그 투자와는 무관한 기업들이 앓고 있는 셈이다. 새로운 금융상품 출시는 금융이 걸어야할 혁신의 길이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부족할때,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교훈을 늘 새겨야 할 것이다.

오귀환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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